"앞으로도 최종일에는 빨간바지 입겠다"
(포천=연합뉴스) 권훈 기자= "올해는 맹동섭의 해로 만들고 싶다"
겨울잠을 깬 한국남자프로골프투어(KGT) 시즌 개막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맹동섭은 "2승, 3승을 이어가고 싶다. 상금왕을 목표로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맹동섭은 2009년 신인 시절 조니워커 블루라벨 오픈에서 우승한 뒤 8년 만에 두 번째 정상에 섰다.
맹동섭은 "그땐 어렸다. 연장전에서 우승했는데 연장전 진출만으로도 감지덕지했던 터라 우승의 기쁨은 이번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날 1언더파 71타를 친 맹동섭은 샷이 1∼3라운드에 비해 크게 흔들렸다.
"많이 떨렸다. 이렇게 떨릴 줄 몰랐다. 오랜만이라 그런 것 같다. 마지막홀 스코어보드를 볼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는 맹동섭은 "마지막 날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체력을 더 길러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국군체육부대에서 제대한 뒤 자신의 골프 인생을 돌아보고 적지 않은 변화를 꾀했다고 털어놨다.
"제대하고 두 달 동안 그냥 쉬었다. 18년 동안 골프를 하면서 쉰 적이 없었기에 소중한 기회였다"는 맹동섭은 "두 달 휴식 후에 코치도 바꾸고 스윙도 바꾸고 약점이던 쇼트게임 연습도 정말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덕분에 비거리도 확실히 늘었고 원래 잘하던 컨트롤 샷 실력이 더 좋아졌다.
올해 상금왕을 목표로 내걸 만큼 실력과 정신력이 부쩍 향상됐다는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우승 없이 보낸 8년 동안은 "신인 때 우승하고 우쭐했던 게 있었고 간절함이 없이 흐지부지 경기했던 것 같다"고 진단한 맹동섭은 "정신도 많이 성숙했다"고 말했다.
맹동섭의 꿈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진출이다.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오픈 우승을 하고 싶지만, PGA투어 제네시스오픈 출전권이 걸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는 맹동섭은 "올겨울에 PGA투어 2부투어 퀄리파잉스쿨에 도전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이날 빨간 바지를 입고 최종 라운드를 치른 맹동섭은 앞으로도 최종일에는 빨간 바지를 입겠다고 공언했다.
우상인 타이거 우즈(미국)가 빨간 셔츠를 입는 걸 보고 "그대로 따라 하기는 뭐해서 바지를 빨간색으로 입기 시작한 게 오래전"이라고 소개한 맹동섭은 "늘 빨간 바지를 갖고 다니다 느낌이 좋으면 입었지만 다음부터는 최종일에 입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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