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이 쏘아올린 코리안드림…31인의 파란만장 성공기

입력 2017-04-24 11:23  

조선족이 쏘아올린 코리안드림…31인의 파란만장 성공기

연합뉴스 글로벌코리아센터 '인생을 바꾼 기차표 한장' 출간

변호사·교수·사업가·가수·야구선수 등 성공담 재구성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27살 조선족 청년은 낯선 땅 한국에 온 지 사흘 만에 공장에서 오른손을 잃었다.

차디찬 기계에 눌려 손목을 절단해야 했고, 그가 품었던 코리안드림도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듯 했다.

하지만 청년은 절망에 굴하지 않고 왼손 하나로 다시 일어섰다. 20년이 흐른 지금 서울 곳곳에 양꼬치 전문점을 개설한 사업가가 됐다.

극적인 사연의 주인공은 이림빈(47·신강양꼬치 대표) 씨다. 생의 밑바닥에서 그를 일으킨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불굴의 의지로 역경을 딛고 코리안드림을 이룬 재한 조선족(중국 국적 동포) 31명의 성공기가 책 '인생을 바꾼 기차표 한장'으로 발간됐다.

책 속 주인공은 이방인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한국 사회에서 변호사, 대학교수, 기업인, 예술가, 금융인, 소설가 등으로 당당하게 이름 석자를 알린 이들이다.

국내 조선족 70만명 시대가 됐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여전히 선입견이 남아있다. 서울과 연변, 한국인과 조선족 사이를 가로막은 장벽을 낮추고자 연합뉴스 글로벌코리아센터는 재외동포·다문화 전담 부서인 한민족뉴스부의 취재망을 가동해 '열혈 조선족' 31명을 엄선했다.

독자의 눈앞에서는 이들이 걸어온 발자취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조선족 1번지'인 서울 대림동, 여의도의 증권사 빌딩숲, 경기도 안산의 한약방, 수원 야구장의 그라운드 등을 누빈 파란만장 분투기를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재구성했다.

서울 강남에 양꼬치 전문점을 입점시킨 '한손의 승부사' 이림빈, 연변대 석사를 마치고 홍익대 교수로 입성한 전춘화, 한국 최고 로펌 중 하나인 법무법인 태평양의 변호사 홍송봉 등 학계·법조계·경제계·문화계의 숨은 인재도 이번 책을 통해 독자 앞에 섰다.

집필진은 발간사에서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이 한국에서 겪은 경험담은 우리 사회가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웃을 포용하는 세상으로 나아가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며 "차별과 냉대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려온 이들의 분투기는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에게도 희망과 용기를 주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책은 1부 경제·경영(겨울이 추울수록 봄은 따뜻하다), 2부 문화·예술(인생을 바꾼 기차표 한장), 3부 사회·교육(오너는 부업, 봉사가 본업), 4부 법조·금융(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등 4부로 나눠 31편의 성공담을 들려준다. 지난해 6월부터 8개월 동안 연합뉴스에서 보도했던 인터뷰 기사를 토대로 뒷얘기를 보충해 책장 사이에 주인공들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재외동포재단 주철기 이사장은 추천사에서 "조선족에 대한 편견을 깨고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은 이야기를 하나하나 쫓아가다보면 불굴의 의지에 감동을 느끼게 된다"면서 "한민족의 비전을 보여준 조선족 주인공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썼다.

제목 '인생을 바꾼 기차표 한장'은 가수 백청강 씨의 얘기에서 따왔다. 간절하게 바랐던 오디션 무대에 서고자 기차표 한장을 손에 들고 연변에서 칭다오(靑島·청도)까지 30시간 넘는 길을 단숨에 달려갔다는 일화다.

백청강은 당시를 "가수가 되는 꿈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기차에 올랐다"고 회고했고, 한장의 기차표는 그에게 '위대한 탄생' 우승을 안겼다.

연합뉴스 펴냄. 283쪽. 1만5천원.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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