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홍보 사이트에 글 올렸다 삭제…주영국 미 대사관도 홍보 동참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 국무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인인 호화리조트 '마라라고'의 홍보에 나서 이해상충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가 운영하는 해외홍보 사이트(ShareAmerica.gov)에 지난 4일 마라라고를 소개하는 글이 게시됐다.
'마라라고 : 겨울 백악관'이란 제목의 글에는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있는 마라라고의 역사가 자세히 소개됐다.
마라라고는 1927년 시리얼로 유명한 포스트 사 상속인 마저리 메리웨더 포스트를 위해 지어졌다는 게 국무부의 설명이다.
포스트가 1973년 사망하자 마라라고는 미 연방 정부로 넘어갔다. 그녀는 미래 대통령이 마라라고를 겨울 휴양지로 썼으면 한다는 희망도 남겼다.
1981년 개인 소유로 넘어간 마라라고를 트럼프 대통령이 1985년 사들였다.
사이트는 홍보글에서 마라라고가 "겨울 백악관이 되길 바란 포스트의 꿈이 2016년 트럼프의 선거로 현실이 됐다"고 강조했다.
마라라고 홍보글은 주영국 미 대사관의 홈페이지에도 올라왔다.
주영국 미 대사관은 국무부 해외홍보 사이트의 글을 요약하고선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사이트의 링크를 걸어뒀다.
국무부가 앞장서 트럼프 대통령의 리조트를 홍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론 와이든(오리건) 상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왜 세금으로 대통령 개인의 컨트리클럽을 홍보하느냐"고 꼬집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주영국 미 대사관의 홍보글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의) 새로운 정부에서 공적 시설과 대통령의 사업이익 사이 경계가 흐릿한 가장 최근의 예가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이해상충 논란이 일자 미 국무부는 해외홍보 사이트에 올렸던 글을 삭제했다.
원래 글이 있던 자리엔 "대통령이 외국 정상들을 초대하는 장소를 대중들에게 알리려는 의도였다. 오해가 있었던 점은 유감이다"는 사과문이 대신 자리 잡았다.
다만 주영국 미 대사관은 현재까지 삭제 등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마라라고에 초대해 회담했으며, 이외에도 마라라고를 자신의 휴가지로도 활용하고 있다.
그는 취임 90일을 넘긴 현재까지 7번이나 마라라고를 찾았다. 재임 기간의 4분의 1 이상을 '겨울 백악관'에서 보낸 셈이다.
경호 비용 등 세금으로 충당해야 할 금액도 만만치 않아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여행을 곱지 않게 보는 시각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마라라고가 세간의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 1월 연회비도 배로 뛰어 20만 달러(약 2억3천만원)가 됐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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