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노년의 이야기…영화 '길'

입력 2017-04-26 15:09   수정 2017-04-26 18:34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노년의 이야기…영화 '길'




(서울=연합뉴스) 김희선 기자 = 수애(김혜자 분)는 자식들을 해외로 이민 보내고 서울의 넓은 아파트에서 홀로 외롭게 사는 노인이다.

그는 가전제품을 일부러 망가뜨린 다음 AS센터에 수리를 요청하고 자신의 집을 찾은 수리 기사에게 따뜻한 밥을 차려 대접하면서 혼자 사는 외로움을 달랜다.

어린 손녀와 함께 사는 상범(송재호 분)은 보청기가 없으면 소리를 잘 듣지 못한다. 베이커리를 개업하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그는 개업을 도와주는 젊은 코디네이터 혜진(지안 분)을 보고 가슴 설레던 첫사랑의 추억을 떠올린다.

음식점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수미는 갑작스럽게 아들이 사망하는 사고를 당하게 된다. 그는 아들이 자신 때문에 죽었다는 죄책감과 외로움에 시달리다 자살을 결심한다.

영화 '길'은 학창 시절 인연을 맺었던 세 주인공의 노년 이야기를 엮은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다.

'순애의 하루는 바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것은 상범의 첫사랑', '길 위의 수미' 등 총 세 편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자식들로부터 외면받고 젊은 세대로부터 '꼰대' 소리를 듣기도 하는 이 시대 노인들의 외로운 삶을 담아냈지만, 인생의 종착역에서도 여전히 새로운 시작과 사랑을 꿈꾸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그리면서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는다.

정인봉 감독은 26일 시사회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누구나 겪게 되는 노년의 이야기를 발랄하게 하고 싶었다"며 "가족 간의 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정인봉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이 작품에서 무엇보다 돋보이는 것은 원로 배우들의 명품연기다.

국민배우 김혜자가 수애를 맡아 엉뚱하면서도 정감 가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송재호가 잊고 있었던 첫사랑을 떠올리며 설레 하는 상범을 연기한다.

영화 '곡성'의 장모 역을 통해 짧지만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던 배우 허진은 이번 작품에서도 아들을 잃은 괴로움을 극복해 내는 수미의 감정 변화를 강렬한 연기로 소화해낸다.

세 편 중 '순애의 하루는 바쁘다'는 지난해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한국 단편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받아 첫선을 보였다.

이 작품은 오는 27일 개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 스케이프' 부문에 초청받았으며 내달 11일 극장에서 정식 개봉할 예정이다.

hisun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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