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초, 유럽 초석 기여한 아데나워 별세 50주기 기념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우리가 오늘 이곳, 과거 동베를린 지역에서 이렇게 만나는 사실, 그리고 구동독 땅에서 오랜 세월 지낸 나 같은 사람이 여러분 앞에 서 있는 사실, 이 모든 것은 콘라트 아데나워의 결단 덕분입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5일 저녁(현지시간) 베를린 독일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아데나워 전 서독 초대총리의 별세 50주기 기념식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공영 국제방송 도이체벨레가 전했다.
동·서독 분단 시절 함부르크에서 태어났지만, 생후 몇 주 만에 개신교 목사 아버지의 선교 목적으로 동독으로 옮겨가 1990년 통일 전까지 산 메르켈이 전후 독일의 기초를 닦고 장차 통일의 초석을 다진 아데나워의 업적을 상찬한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누구보다 아데나워는 (2차 세계대전 전범국 독일의 전후 폐허를 딛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돌아온 독일을 그 자체로 체현한다"고도 말하고 과거 기본법(연방헌법) 제정 과정 등에서 보여준 아데나워의 "탁월한 조정자", 그리고 "의견 합치를 끌어내는" 민주주의자로서의 면모를 높게 평가했다.
나아가 지금의 유럽연합(EU)으로 이어진 초기 유럽 프로젝트를 주도한 업적을 기리면서는 "운명을 함께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유럽 안의 독일을 위치 지우려 노력했다"고 짚고, 이는 나치 독일이 저지른 죄를 극복하고 유럽에서 전쟁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신뢰 구축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여전히 그 신뢰에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지금 그것은 더욱 분명한 때"라며 최근 우려가 심화하는 유럽공동체의 분열을 경계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한, "아데나워는 언제나 논란거리가 됐고, 그의 수단들과 목적들은 사람들을 양극으로 나뉘게 했지만 그는 방향성과 신념을 사람들에게 줬다"라고도 했다.
독일계 미국 이민자로서 동서 냉전을 이완하는 데 기여한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10년 안에 독일을 부랑아 국가에서 (미국 등 서방국가와) 동등한 파트너 국가로 바꾸었다고 아데나워의 치적을 평가하고 "독일과 미국의 각별한 우정은 아데나워 집권기 시작됐다"고 회고했다.
아데나워는 73세이던 1949년부터 1963년까지 서독의 초대총리를 지냈다.
'라인 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서독의 경제 재건과 부흥, 공산 동독과 대결하는 상황에서 미국을 위시한 서방과의 우호관계 구축 같은 이른바 '서방정책' 내지는 '힘의 우위 정책' 구사,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초기 유럽공동체 프로젝트 추진, 두 차례 정당해산 심판, 주간 슈피겔 기자 구속 사건으로 대변되는 언론자유 억압 논란, 국내정치 사찰 등이 그의 집권 기간을 대표하는 명암이다.
지금 메르켈 총리가 당수로 있는 중도우파 기독민주당의 '역사적 간판'으로 기억되는 정치인인 그는 1963년 10월 독일 특유의 '사회적 시장경제'를 발전시킨 루트비히 에르하르트 당시 경제장관에게 총리직을 넘기고 1967년 4월 9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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