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 "윤식당 철거됐을 때 솔직히 쾌재 불렀다"①

입력 2017-04-30 08:00   수정 2017-04-30 09:22

윤여정 "윤식당 철거됐을 때 솔직히 쾌재 불렀다"①

tvN '윤식당' 대박…"우리는 프로그램 망할 줄 알았어요"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하루 영업하고 윤식당 철거됐을 때 솔직히 쾌재를 불렀어요. 아, 그럼 우리 집에 가나보다 했죠. 다 접고 가나보다 했어요. 그 상황에서는 촬영을 못하는 줄 알았거든요. 기온은 34도에 습도도 높고…. 그냥 집에 가면 되나 보다 했어요."

그러나 그는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넘게 더 머물러야했다.

그렇게 장사를 하고 돌아온 '윤식당'이 대박이 났다. 시청률이 14%를 넘어섰다. 여기저기서 '윤식당' 얘기다.

그 식당의 사장 윤여정(70)을 그가 사는 평창동에서 최근 만났다.

"와인 한잔 해도 되죠? 나는 와인이 한잔 들어가야 말이 잘 나와요."

얼음을 섞은 와인을 마시면서 윤여정은 2시간 넘게 막힘없이 이야기를 풀어냈다.

"근데 나 말 잘 못 하면 안되는데…제작진이 내가 방송 안 된 내용을 말할까 봐 걱정하더라고요. 방송 전에 그런 거 나가면 안 된다고. 이 팀은 무슨 비밀이 참 많더라고. 다 비밀이야."

다음은 일문일답.


--'윤식당'이 대박 났다.

▲그렇긴 한가 보다. 재방송도 진짜 많이 나오더라. 하루는 작가한테 전화했다. "너네 도대체 몇번이나 재방송하는 거냐. 그만 좀 틀어라"고 했다.(웃음) 나영석 PD한테도 "우리 대박 난 거 맞냐?"고 물었더니 "그럼요. 완전 대박이죠" 하더라. 나 PD가 음흉한 구석이 있다.(웃음) 그래서 솔직하게 말을 잘 안한다. 그런 사람이 대박이 났다고 하니 진짜 잘되고 있긴 하는구나 싶더라.





--이렇게 성공할 줄 알았나.

▲촬영 다 끝나고 발리공항에 와서 비행기 기다리면서 나 PD가 "아무래도 우리 망한 것 같아요"라고 하더라. 그에 앞서 식당 철거됐을 때도 그런 말을 했었다. 그래서 내가 "한번 망해봐라. 너도 망해봐야 한다"고 했다. 그럴 때도 됐고. 나 PD도 실패도 하고 고꾸라져도 봐야 더 클 것 아니겠나. 그래서 나도 '윤식당'이 망할 줄 알았다.






--영업 하루 하고 식당이 철거됐다.

▲우린 진짜 그 상황에서는 촬영을 못하는 줄 알았다. 화면에는 안 나왔지만 세팅을 한달 동안 하고 겨우 하루 영업했는데 식당이 철거됐으니 스태프는 울고 불고 난리가 났다. 근데 우리가 놀랄까 봐 그런 상황을 하루 동안 숨기더라. 영업 둘째 날 우리를 식당으로 출근을 안 시키는 거다. 이서진이 눈치가 빠르지 않나. 무슨 일 있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

누구는 나영석이 어떤 사람인데 일부러 철거해놓고 모른 척 한 거 아니냐고도 하던 데 전혀 아니다. 나 PD, 진짜 그때 얼굴이 콩자반처럼 까맣게 변했다. 얼굴이 근심으로 가득 찼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으니까. 그러면서 "우리 프로그램 망할 것 같아요"라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지금 tvN에서 뭐 방송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신혼일기'라는 것을 한다고 하길래 그럼 그거 좀 연장하면 되겠구나 했다. 방법이 없지 않냐.





그런데 이틀째 되는 날 우리를 어디로 데리고 갔다. 슈퍼마켓 했던 자리라는데 더럽고 심란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근데 "아 대한민국!"이었다. 스태프가 24시간 꼬박 청소하고 페인트칠해서 '윤식당'을 재개장한 것이다. 마차도 못 들어가는 데라 스태프가 일일이 짐을 날라야 했다. 말할 수도 없이 고생했다. 그들 일하는 거 보면서 내 새끼들도 저렇게 일하면서 먹고 살겠구나 싶어 너무 짠했다. 그 현장에서 화장실이 어디냐고 옆에 있던 까맣게 생긴 여자한테 물었다. 당연히 현지인인 줄 알았다. 한국말로 "화장실요?"라고 답하길래 "한국말 정말 잘하시네요" 했다. 그런데 글쎄 우리 작가였다.(웃음) 거기서 한 달 생활하면서 새까맣게 변한 거였다. 얼마 전에 그 작가를 다시 만났는데 얼굴이 하얗게 돌아왔더라.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면서 재개장하고 더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

▲윤식당을 재개장 하느라 이틀을 까먹었다. 스태프가 고생하는 것을 보니 사람 마음이 바뀌더라. 스태프가 그렇게 열심히 하니 나도 열심히 할 수밖에. 철거를 겪으면서 전우애 같은 게 생겼다고나 할까.

너무 더워서 정말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또 주방에서 쓰는 게 영업용 불이라 그 화기가 엄청나다. 나는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데 태양이 작열하니 얼굴이 나날이 딸기처럼 빨갛게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장사도 잘됐는데 나 PD는 왜 프로그램이 망했다고 생각했을까.

▲나영석이 날 안다면 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줘서 당황했다고 했다. 윤식당의 부제가 '사장님 마음대로'다. 나 PD는 내가 장사가 안되면 그냥 접고서 바다에 놀러가자고 할 줄 알았단다. 장사를 대충 할 것이라고 생각한 거다. 그런데 내가 손님이 안 든다고 안달을 하고 요리에 집중을 한 거다. 나 PD는 그걸 보면서 "이를 어쩌지" "저걸 말릴 수도 없고" 했단다. 내가 너무 열심히 했다는 거다. 거기에 식당도 철거했다가 재개장하고 했으니 이번에는 프로그램이 망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모양이다.(②편에서 계속)

pretty@yna.co.kr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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