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합의 뒤집은 트럼프의 '사드 청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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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4-28 18:32  

[연합시론] 합의 뒤집은 트럼프의 '사드 청구서'

[연합시론] 합의 뒤집은 트럼프의 '사드 청구서'

(서울=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비용을 한국이 부담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 비용은 10억 달러(약 1조1천300억 원)라고 했다. 이틀 전 사드 핵심 장비를 경북 성주골프장 부지에 전격 배치한 후 기다렸다는 듯이 '사드 청구서'를 우리에게 보낸 셈이다. 지난해 한·미 양국이 사드배치에 합의할 당시 사드의 운영·유지비는 전액 미국이 부담하기로 했다. 트럼프의 이번 발언은 양국 합의사항을 거스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한국이 사드 비용을 대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한국 측에 통보했다. 그것(사드)은 10억 달러짜리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성주골프장에 배치된 사드 1개 포대 가격이 10억 달러라는 것이다. 10억 달러는 우리 국방예산(올해 40조3천347억 원)의 약 2.8%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해 우리가 부담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전체 주둔비용의 절반 정도인 9천411억 원으로, 10억 달러가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과의 무역적자를 언급하며 '끔찍한' 한미 FTA를 "재협상하거나 종료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국방부는 이날 '입장 자료'에서 "한미는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관련 규정에 따라 '우리 정부는 부지·기반시설 등을 제공하고 사드 체계의 전개 및 운영유지 비용은 미국 측이 부담한다'는 기본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측으로부터 관련 사실을 통보받은 바 없다"며 한국에 관련 사실을 알렸다는 트럼프의 인터뷰 내용을 부인했다.



정부 당국자들은 트럼프의 '사드 비용' 발언에 적잖이 당혹해 하는 기색을 보였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어느 정도 우려되고 예견되던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는 반응도 있다. 한미 간 합의와는 상관없이 미국이 현재 북핵 해결을 위해 국가적 역량을 쏟아붓는 상황에서 한국도 더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트럼프 특유의 '거래 논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미 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앞서 기선을 제압하려는 협상용 전술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는 지난해 대선 기간에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이 방위비를 더 내야 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미군을 철수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규모는 2018년도분까지 정해져 있고, 이후 5년(2019~2013년) 치 협상은 일러야 올해 말쯤 시작될 예정이다.



사드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는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성 논란과 함께 사드배치 찬반양론의 중요한 쟁점이었다. 국방부는 그동안 사드 반대 여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비용은 전액 미국이 부담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다가 이렇게 뒤통수를 맞았으니 당혹해 할 만도 하다. 무엇보다 잠잠해지는 듯하던 사드 반대 여론이 다시 불붙지 않을까 걱정된다. 정부는 먼저 트럼프 발언의 진위와 의도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 정부의 공식 의사가 확인되면 지난해 양국 합의 내용을 근거로 합리적으로 차분하게 대응하면 될 것이다. 이 문제는 한미동맹에서 상징적인 이슈가 될 수 있는 만큼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신중히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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