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항모킬러' 대함미사일 개발하나…4월에만 연속 세번 실패(종합)

입력 2017-04-29 10:32   수정 2017-04-29 13:59

北, '항모킬러' 대함미사일 개발하나…4월에만 연속 세번 실패(종합)

액체→고체 연료 미사일 개량, 기술적 결함 극복 안 된 듯

김정은, 집권후 50발째 탄도미사일 발사 실패로 체면 구겨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북한이 4월 들어 미사일을 세 차례나 발사했으나 모두 실패한 원인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29일 오전 평남 북창 일대에서 북동쪽 방향(방위각 49도)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최대고도 71㎞까지 올라 수 분간 비행하다가 공중에서 폭발했고, 잔해는 동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5일과 16일에도 함남 신포 일대에서 각각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첫 번째는 60여㎞를 비정상적으로 비행한 후 동해상에 추락했으며 두 번째는 발사 후 4~5초 만에 폭발했다. 이날까지 한 달 만에 연속 세 번이나 실패한 것이다.

군 당국과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연속 세 번이나 실패한 이 미사일의 실체에 주목하고 있다. 도대체 어떤 미사일을 개발하기에 한 달 만에 연속 세 차례나 시험 발사하는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군 일각에서는 지난 2월 12일 발사에 성공한 북극성 2형(미국 KN-15로 명명)을 개량한 북극성 3형을 개발 중이거나, 스커드-ER 성능개량 등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갑자기 나타났다가 발사 직후 폭발해버려 미사일 형상 등 제원을 정밀 분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을 스커드를 개량한 중거리미사일 'KN-17'로 추정했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 16일 발사 실패한 미사일을 KN-17로 부르고 있다.

북한이 유사시 접근하는 항공모함 등 미군 함정을 겨냥해 스커드 미사일을 대함탄도미사일(ASBM)로 개량하고 있을 가능성을 미 정부 관리들은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항모킬러'로 불리는 중국의 둥펑 탄도미사일과 같은 대함탄도미사일 계열의 KN-17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스커드 미사일에 여러 개의 날개를 단 대함미사일 추정 신형 미사일을 공개한 바 있다.

이들 미사일은 북한이 야심 차게 개발 중인 고체엔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만 세 번이나 연속 실패한 것은 고체엔진 개량 기술 결함을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군과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군의 한 전문가는 "기존 미사일에 사용된 액체엔진을 고체엔진으로 개량하는 기술은 간단하지 않다"면서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미사일 시험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체엔진은 연료를 주입하는 시간이 필요 없어 액체엔진을 사용하는 탄도미사일보다 이동하기 쉽고 신속히 발사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액체엔진은 추진체에 연료를 주입하는 데 30여 분가량 소요되고 독성이 강한 질산을 산화제로 쓰기 때문에 한번 주입한 후 일주일 이내에 쏘지 않으면 엔진이 부식될 염려가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연료를 주입할 필요 없이 발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고체엔진으로의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을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해 발사하면 우리 군이 구축 중인 킬 체인을 무력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킬 체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기지, 이동식 미사일 탑재 차량 등을 탐지하고 타격무기를 선정해 발사 전 타격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액체 연료 주입 절차 없이 은폐, 엄폐가 가능한 장소에 이동식 발사차량을 숨겨 놓았다가 발사 직전 개방된 장소로 이동해 탄도미사일을 쏘면 발사 전 타격은 쉽지 않다.

북한은 현재 100여 대의 이동식 발사차량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도미사일 종류별 이동식 발사차량 보유 대수는 스커드 계열이 최대 40대, 노동 계열 최대 30대, 무수단 25~27대, KN-08 7~8대 등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고도의 사이버 기술을 이용해 북한 탄도미사일 시스템을 교란해 연속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의 일간 더타임스는 지난 17일 북한 미사일 발사 실패는 미 국방부가 비밀작전을 통해 첨단 컴퓨터 바이러스를 이용해 발사 체계를 교란시킨 탓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바이러스를 심을 경우 전자교란과 같은 효과를 발휘해 미사일의 '두뇌'가 혼란에 처하면서 로켓은 궤도를 이탈해 바다로 추락하거나 발사 후 공중에서 폭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군이 한 전문가는 "북한에 침투해 직접 탄도미사일 부품을 불량으로 바꿔치기한다면 미사일을 교란시킬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사이버 공격으로 북한 미사일 발사에 실패하도록 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렵고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북한은 새로 개발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함남 신포와 같은 해안가에서 발사하지 않고 북창군 지역에서 내륙을 가로지르도록 방향을 맞춰 발사하는 무모함을 보였다.

보통 신형 미사일을 시험 발사할 때는 잘못 날아가 도시로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해 해안가에서 바다 쪽으로 쏘거나 사막이 있는 나라는 사막에서 진행한다. 그런데도 북한은 주민 피해가 날 수도 있는 내륙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날 공중폭발한 미사일 잔해의 일부도 내륙에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미사일이 내륙에 낙하했다고 밝혔고, 미국 정부 관계자는 미사일이 발사 후 2분여 만에 폭발해 잔해가 동해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이후 50발째 탄도미사일을 과감하게 내륙에서 발사했으나 공중 폭발로 체면을 구겼다.

three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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