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대 오일장 명소 모란장터 이전 '쉽지 않네'

입력 2017-05-03 07:05  

전국 최대 오일장 명소 모란장터 이전 '쉽지 않네'

"이대로 이전하면 상권 고립"…활성화 대책 딜레마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전국 최대 규모로 전통 오일장이 열리는 성남 모란장 장터를 이전하는 작업이 난관이 봉착했다.

이전부지 공사가 막바지에 들어선 가운데 이대로 이전하면 되레 상권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로 상인들이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성남시는 전국 최대 오일장인 모란장을 시대에 맞는 유통문화 명소로 활성화하고자 2014년 이전 타당성 용역을 시작으로 모란장터 이전을 추진해왔다.

이전할 부지는 현 장터 바로 옆 중원구 성남동 4929 일원 여수공공주택지구 주차장 용지(2만2천575㎡ 중 1만7천400㎡)이다.

모란장터가 이전하면 장날엔 장터로, 평소엔 공영주차장으로 이용되는 현 장터는 폭 35m 도로(둔촌대로 왕복 4차로+가변차로 노상 주차장)로 전환된다.


애초 시는 지난해 9월 LH와 '모란민속오일장 겸 공영주차장 조성사업' 위·수탁 협약을 체결하면서 이전부지 공사를 올해 5월까지 완료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착공이 한 달 미뤄지고 겨울철 공사중단이 겹치면서 준공 일정이 두 달 늦춰져 오는 7월에야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부지조성 이후에도 모란장이 곧바로 이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일장터 상인들로 구성된 모란민속시장상인회 측은 현 오일장터 주변 노점상을 그대로 두고 새 부지로 이전하면 오히려 이전한 상권이 고립될 것이라며 이전에 따라 상권 활성화 대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날마다 현 모란장터 안에는 700개 점포가 영업하지만 그 주변 상가 골목과 도로변에는 1천여개 노점이 형성된다.

모란장터가 둔천대로를 사이에 두고 모란역과 더 멀어지면 노점상권이 모란장 상권을 주도하고 기존 모란장터 상인들은 '섬'에 격리되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오일장의 특수성과 비상설 영업 등을 고려해 관할 중원구청이 모란장 노점상 단속을 자제해 노점 영업이 확장된 측면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구청이 모란장터 이전을 계기로 노점 단속에 나설 경우 과잉 단속이라는 지적과 함께 거센 반발에 직면할 수도 있다.

모란장터 이전사업은 LH가 시행한 여수공공택지사업과 연계해 추진됐다.

여수공공택지사업이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어서, 모란장터를 이전하면 현 장터를 도로로 전환하는 둔천대로 정비사업도 늦어도 올해 말까지 끝나야 한다.

도로를 포장하고 가로등을 설치하는 둔천대로 정비사업은 적어도 3개월이 필요하다.

시는 오일장 점포를 단계별로 이전해 시범 운영부터 시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나 상인들이 얼마나 협조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모란장터 이전은 모란가축시장 개고기 판매점포 정비사업과도 맞물려 있어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장터와 가축시장 점포가 맞붙여 있어 장터가 이전해야 가축시장 정비와 업종 전환도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란시장은 1964년 당시 광주군 대원천변(현 성남대로 주변)에 난전이 모여들면서 형성됐다.

초기 이주자 김창숙씨가 주민의 생필품 조달과 소득 증대를 위해 1964년 시장을 만들면서 그의 고향인 평양 모란봉 이름을 따서 모란(牡丹)으로 지었다고 전해진다.

1990년 9월 대원천 하류 복개지를 정비하고 도로변에 난립한 상인 953명을 모아 재개장했다.

장날이면 10만명이 북적이는 모란장은 차량 정체 해소와 교통망 정비 계획에 따라 1988년 무렵부터 이전 논의가 시작됐으나 상인 반발, 이전대상지 확보, 이전 비용 등으로 난항을 겪어왔다.


이전할 장터는 현 장터(1만2천200㎡)보다 1.4배 넓다.

평일에는 차량 600대 수용 규모의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오일장 날(끝자리 4·9일)에는 장터(점포당 4×3m 또는 4×4m)로 활용한다.

모란장터 겸 공영주차장 조성 사업비로는 토지보상비 536억원을 포함, 630억원이 투입됐다.




kt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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