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주의對국수주의'…佛마크롱-르펜 외교정책 '극과 극'

입력 2017-05-04 10:18  

'국제주의對국수주의'…佛마크롱-르펜 외교정책 '극과 극'

러시아·시리아·EU 등 견해 상반…르펜 이기면 지각변동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프랑스 대권을 노리는 에마뉘엘 마크롱(39)과 마린 르펜(48)의 격전이 맞짱토론을 통해 더 선명해졌다.

지구촌 현안 해결을 위한 유럽권의 목소리에 큰 영향을 미칠 이들 후보의 외교정책을 보면 극과 극을 달릴 정도로 다르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3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크게 볼 때, 중도 성향인 마크롱이 '국제주의'라면 극우로 분류되는 르펜은 '국수주의'에 해당한다.

외교정책에 있어 현상 유지와 연속성을 중시하는 마크롱은 널리 알려진 대로 유럽연합(EU)과 국제주의의 열렬한 옹호자다.

반대로 르펜은 다른 국가나 조직과의 복잡한 관계를 줄이고 프랑스의 자주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르펜이 이끄는 정당 국민전선(FN)의 슬로건이 '프랑스 최우선'이라는 것만 봐도 르펜의 지향점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두 후보의 시각차가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은 EU 잔류 여부에 대한 대목이다.


마크롱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에 별도의 예산을 주고 재무장관직을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프랑스의 EU 잔류는 물론 EU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프랑스 내 반 EU 정서를 불식시킬 캠페인을 확대해 새로운 EU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출범도 구상에 포함돼 있다.

르펜은 정 반대다. 유로존 및 EU 탈퇴를 공약으로 내건 르펜은 당선 시 영국처럼 EU 탈퇴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또한 유로화를 '죽은 통화'라고 부르며 다시 프랑화를 부활시키겠다고 공약했다.

EU와 마찬가지로 나토에 대해서도 시각차가 뚜렷하다.

마크롱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간 약속에 따라 2025년까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방의 근간에 나토가 있다는 인식에 따라 유럽 공동의 국방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창하고 있다.

르펜은 나토가 구소련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출범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나토 존재 이유가 사라진 만큼 나토에서도 탈퇴하겠다고 공언했다.

대신 프랑스의 자체적인 국방력 강화를 위해 2018년까지 국방예산을 GDP의 2%로, 자신의 임기 말까지 3%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나토에 대한 시각차는 러시아에 대한 두 후보의 인식이 다른 데서 비롯됐다.

마크롱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민스크 협정을 준수하지 않는 한 대러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또한 거리낌 없이 국제법 위반을 강행하는 러시아의 외교정책을 "위험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마크롱 캠프를 상대로 해킹을 시도한 그룹이 러시아 정부의 후원을 받는 해커로 드러나는 일도 있었다.

르펜은 최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등 러시아에 대해 우호적이다.

그는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을 옹호하는 한편 이슬람 무장조직 와해를 위해서 러시아와 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르펜이 2014년 러시아 은행으로부터 900만유로(109억원 상당)를 차입한 사실이 프랑스 언론에 보도돼 러시아와 결탁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시리아와 아프리카 지원에 대한 접근법도 상반된다.

마크롱은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국제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으나 르펜 측 대변인은 최근 시리아에서 일어난 화학무기 테러의 배후가 불분명하며 아사드 정권이 이슬람 무장조직에 나 유일한 방어책이라며 옹호했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구호 활동가 현지의 프랑스 군사 기지 확대가 필요하다는 데는 그나마 의견이 일치하지만 명분은 다르다. 마크롱이 아프리카의 자립을 돕기 위해서라면 르펜은 이민자와 테러리즘 범람을 막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내세웠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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