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딸 챙기며 나누는 삶 실천…국민포장 수상 김인자씨

입력 2017-05-08 15:53  

아픈 딸 챙기며 나누는 삶 실천…국민포장 수상 김인자씨

폐품 모아 생활하는 가난 속에서도 선행 펼치는 강인한 어머니

(보은=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충북 보은군 수한면에 사는 김인자(64·여)씨는 주변서 '살아있는 천사'라고 불린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아픈 딸을 보살피면서도 언제나 웃음 가득한 얼굴로 나누는 삶을 실천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7년 전부터 명절 때면 으레 면사무소에 라면 상자를 전달한다. 형편에 따라 적게는 20상자에서 많을 때는 100상자를 배달한 적도 있다.

폐품 등을 모아 생활비를 마련하는 고단한 삶이지만 그는 늘 자신보다 못한 이웃을 위해 온정을 베풀어왔다.

김씨는 10년 전까지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생계보호를 받았다.

자녀들이 성장하면서 형편이 조금 나아졌으니 당시 정부로부터 받은 도움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에게 되갚는다는 게 라면을 기부하는 이유다.

방직공장 여공 출신인 김씨는 21살 나던 해 일찌감치 가정을 꾸렸지만, 밖으로만 도는 남편 때문에 가장 역할을 도맡으면서 슬하의 1남 3녀를 키웠다.

그가 폐지 수집에 나설 정도로 악착같은 삶은 사는 것은 몸이 성치 않은 딸 때문이다.

그의 큰딸은 정신지체 3급 장애인이다. 누군가의 보살핌 없이는 생활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런 딸을 위해 그는 밤잠을 줄여가면서 일을 했다. 공공근로사업에서부터 자활근로, 남의 집 품팔이 등 안 해본 게 없다.

이런 모습은 자녀에게도 귀감이 돼 셋째와 넷째는 스스로 학비를 벌어 대학을 졸업했을 정도로 생활력이 강하다. 그게 그에게는 행복이고 보람이다.

스스로 앞가림하게 된 자녀들 덕에 다소나마 어깨의 짐을 덜게 된 김씨는 그때부터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을 베풀기 시작했다.

어린이날이 되면 장애 아동에게 남몰래 선물을 보내고, 어버이날을 전후해 동네 노인들을 경로당에 초청해 술과 음식을 대접한다.

몇 해 전에는 희망근로사업에 참여해 받은 급여를 통째로 헐어 소년소녀가장에게 라면과 사과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 김씨가 제45회 어버이날 장한 어버이로 뽑혀 국민포장을 받았다.

수상식은 8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있었다.

어렵사리 전화 인터뷰에 응한 김씨는 "큰딸을 제외한 세 아이가 출가하고 나니 돈 들어갈 일이 별로 없다"며 "몸이 불편한 딸을 위해 기도하는 심정으로, 남은 생도 이웃과 나누며 살겠다"고 짤막한 수상소감을 밝혔다.

bgi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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