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김남조 시인 "너무 아파서 아름다운 시(詩)쓸 수밖에"

입력 2017-05-12 13:45  

90세 김남조 시인 "너무 아파서 아름다운 시(詩)쓸 수밖에"

제29회 정지용문학상 수상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눈을 뜨고 그 많은 것을 다 보고 껴안을 수 있는 시대, 그런 나라, 그런 우리로서 오래 살고 싶습니다."

김남조 시인은 12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제29회 정지용문학상을 받고 나서 정지용의 '호수'를 낭송했다.

"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올해 구순인 시인은 그러나 계속해서 세상을 지켜보고 시를 쓰겠다고 했다.

시인은 "너무 아팠기 때문에 아름다운 시를 쓰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시인을 사랑하는 한국 민족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이 전통을 오래 후세에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시인은 삶을 향한 긍정과 내면의 갈등을 담은 작품 '시계'로 수상했다. "시계가 나에게 묻는다/ 그대의 소망은 무엇인가/ 내가 대답한다/ 내면에서 꽃피는 자아와/ 최선을 다하는 분발이라고/ 그러나 잠시 후/ 나의 대답을 수정한다/ 사랑과 재물과 오래 사는 일이라고"

시인은 정지용문학상 초창기부터 심사를 맡는 바람에 지금까지 수상하지 못했고 그러는 사이 현역 시인 가운데 최고령이 됐다. 시인은 "처음 통보를 받았을 때 하루는 생각하게 해달라고 했다. 그 사이에 이 상을 받는 데 대한 열망을 가졌고 다음날 받겠다고 해서 이 자리에 서게 됐다. 과분하고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에서는 문효치·나태주·신달자 등 역대 정지용문학상 수상자들이 수상작을 낭송하고 가수 이동원과 테너 박인수가 '향수'를 불렀다.

정지용문학상은 충북 옥천군과 옥천문화원이 주최하는 지용제 행사의 하나다. 지용제는 정지용 시인이 해금 조치된 1988년 시작해 올해로 서른 번째다. 이번에는 30주년을 기념해 서울에서도 행사를 진행했다. 본행사는 19∼21일 옥천에 있는 정지용 생가 일원에서 열린다.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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