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목격된 곳에 돌아온 은화양 추정 유해…나머지 8명은

입력 2017-05-13 18:47   수정 2017-05-13 19:50

마지막 목격된 곳에 돌아온 은화양 추정 유해…나머지 8명은

(목포=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세월호 참사 발생 1천123일만인 13일 조은화(사고 당시 단원고 2학년 1반)양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견됐다.

남은 미수습자는 모두 8명. 단원고 2학년 학생이었던 허다윤양, 박영인, 남현철군, 단원고 교사 고창석, 양승진씨, 부자지간인 권재근씨와 권혁규군, 그리고 이영숙씨다.

은화양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마지막 목격 지점에서 발견되면서 나머지 미수습자에 대한 수습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은화양으로 추정되는 유해는 여학생 객실인 4층 선미에서 발견됐다.


◇ 단원고 2학년 허다윤

유치원 선생님이 꿈이었던 다윤양은 중학생 때부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했다.

엄마에겐 친구 같은 딸, 아빠에겐 애인 같은 딸이었다.

3년 전 수학여행 길에 오르면서 아버지의 검정 모자가 마음에 든다며 그 모자를 빌려 가던 것이 마지막 모습이었다.

부모는 다윤양의 언니이자 큰딸을 안산에 남겨놓고 세월호가 거치된 목포신항을 지키고 있다.

다윤양은 4층 여학생 객실에 가방을 놔두고 친구들과 4층 중앙으로 이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단원고 2학년 박영인

2남 중 막내인 영인군은 성격도 발랄하고 쾌활해 부모에게 딸 같은 아들이었다.

주말마다 부모와 함께 여행한 '엄마·아빠 바라기'이기도 했다.

영인군은 만능스포츠맨으로도 통했다. 어린 시절부터 축구와 야구 등 구기 종목 운동이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했고, 고교에 들어가서는 볼링부 활동도 적극적으로 했다.

특히 축구를 좋아했고 체대에 진학해 좋아하는 운동을 계속하고 싶어 했다.

부모는 참사 전 아들이 사달라고 한 축구화를 못 사준 일이 가슴에 맺혔다고 말했다.

부모는 축구화를 팽목항에 마련해 아들의 귀환을 기다렸다.

영인군은 세월호 침몰 당일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모습과 4층 로비에서 이동하는 모습을 봤다는 생존학생들의 진술이 다수 있다.



◇ 단원고 2학년 남현철

영인이와 같은 반이었던 현철군은 5반 고(故) 이다운 군의 자작곡 '사랑하는 그대여'의 작사를 한 주인공이다.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현철군은 기타실력도 상당했다.

가족들은 팽목항에 기타 하나를 세워두고 현철군의 귀환을 기다렸다.

영인군과 현철군의 부모는 친하게 지내며 안산에서 진도나 목포를 오갈 때 자주 동행했다.

현철군은 세월호 4층 선수 객실이 숙소였지만 사고 전 남학생 객실이 몰려있는 선수 뒤편 레크레이션룸에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찍혔다.



◇ 단원고 양승진 교사(윤리)

양 교사는 학생들에게 듬직한 선생님이었다.

참사 당일 선체가 기울자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제자에게 벗어주고 학생들이 있는 배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3년 만에 세월호가 물 위로 첫 모습을 드러냈을 때는 양 교사와 아내 유백형씨의 33주년 결혼기념일이었다.

거동이 불편한 80대 친정어머니를 모시는 아내 유씨는 세월호가 목포로 옮겨지고 수색 현장을 지키고 있다.

유씨는 아버지처럼 훌륭한 교사가 되고 싶다며 임용시험 준비를 하는 딸과 은행원이 된 아들의 소식을 남편에게 가장 먼저 전해주려고 한다.



◇ 단원고 고창석 교사(체육)

고 교사는 2014년 3월 단원고로 발령받은 지 한 달 만에 사고를 당했다.

운동신경이 남달랐고 대학생 때는 인명구조 아르바이트를 했을 정도로 수영을 잘했다.

사고 당일 고 남윤철 교사와 함께 학생들의 탈출을 돕느라 본인은 정작 빠져나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교사의 아내는 단원중 교사다. 어린 두 자녀를 홀로 키우며 남편을 기다리고 있다.

고 교사는 행여 아내가 아침밥을 먹지 않고 출근하면, 학교 사이 담장 너머로 간식거리를 챙겨주곤 했다.

아내의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에는 미리 꽃을 준비하는 세심한 남편이었다.

학생들을 인솔하던 양승진·고창석 교사의 숙소는 5층 로비 옆이었지만 4층 객실 곳곳을 다니며 아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챙겨주던 모습이 목격됐다.



◇ 권재근씨·권혁규군

미수습자 중 나이가 가장 어린 혁규(사고 당시 7세)군은 아버지 권재근(당시 51세)씨, 어머니, 여동생과 제주로 향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권군 가족은 트럭에 이삿짐을 싣고 제주의 새집으로 이사하는 길이었다.

평소 한 살 어린 여동생을 끔찍이 아낀 혁규군은 사고 당시 어머니를 도와 여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히고 탈출을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여동생은 당시 구조됐으나 베트남 출신 어머니는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재근씨의 방은 3층 객실이었다. 혁규군을 4층 중앙에서 봤다는 진술이 있다.



◇ 이영숙씨

이씨는 오랫동안 떨어져 살던 아들과 제주도에서 함께 살기 위해 아들의 짐을 싣고 가던 중 참변을 당했다.

이씨는 생계 때문에 아들을 어렸을 때부터 시댁에 맡기고 일했던 것을 늘 미안해했다.

머지않아 아들과 함께 지낼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 이씨의 간절한 소망은 차디찬 바다에 가라앉고 말았다.

어머니가 없는 제주에서 홀로 직장 생활을 하는 아들은 휴가 때마다 인양 현장을 찾았다.

이씨는 3층 선수 객실을 이용했다.

cbeb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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