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진영읍 봉하마을 노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렸다. 이른 아침부터 추모객 행렬이 끊이지 않는 등 추모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고 한다. 이번 추모식은 여느 때와 달리 각별한 의미가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영원한 동지이자 친구라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신고를 하는 자리가 됐기 때문이다. 현직대통령이 추모식에 참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추도식 인사말에서 "우리가 함께 아파했던 노무현의 죽음은 수많은 깨어있는 시민으로 되살아났다"면서 "노무현 대통령님도 오늘만큼은, 여기 어디에선가 우리 가운데 숨어서, 모든 분들께 고마워하면서 `야, 기분 좋다' 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저의 꿈은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라며 "개혁도, 저 문재인의 신념이기 때문에, 또는 옳은 길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눈을 맞추면서, 국민이 원하고 국민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임기 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돼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했다.
대통령 임기를 마친 뒤 자연인 신분으로 추도식에 참석하겠다고 밝힌 대목에선 문 대통령의 깊은 각오가 느껴진다. '친노·친문'이라는 진영 울타리를 넘어서 통합의 길로 가겠다는 약속일 것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이 취임 뒤 보름간 보인 광폭 행보는 합격점 이상의 후한 평을 받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선 87.7%가 문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을 정도다. 이 같은 결과는 대선 득표율 41.08%의 배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광범위한 호응과 지지를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평가에는 핵심 측근들의 2선 퇴진, 내각·청와대 진용의 탕평 인사, 야당·언론과의 활발한 소통, 법무부·검찰청 돈 봉투 만찬 감찰지시, 일자리위원회 설치 등이 뒷받침됐다는 게 중론이다. 장기 국정 공백을 끝내고 막 출범한 새 정부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과 우호적 여론도 어느 정도 반영돼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서막에 불과하고 정치권의 탐색기도 마냥 길다고 하기는 어렵다. 본격적인 국정 업무에 들어가면 숱한 실타래가 복잡하게 엉켜 드러나고, 길고 고단한 여정도 피할 수 없다. '노무현 정신'의 상징인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 '사람 사는 세상'을 실현하려면 부단한 고민과 남다른 혜안은 물론 한계를 넘어서는 초인적 인내가 필요할지 모른다.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초심을 임기 내내 지켜가는 것도 중요하다. 문 대통령이 이런 가시밭길을 모두 넘고, 스스로 언급한대로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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