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카드' 꺼낸 필리핀 두테르테, IS추종 반군과 전면전

입력 2017-05-24 10:20  

'계엄령 카드' 꺼낸 필리핀 두테르테, IS추종 반군과 전면전

야권, 계엄령 지역 확대·권한 남용 '철권통치' 가능성 경계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필리핀 남부지역 계엄령 발동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반군세력과의 전면전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테러와 납치를 일삼는 이슬람 반군단체를 섬멸하고 국민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계엄령 선포의 이유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이 이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 강권 통치를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도 야권에서 나오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3일 오후 10시(현지시간)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800㎞ 넘게 떨어진 민다나오 섬에 계엄령을 선포했다. 민나다오 섬은 남한 크기의 면적으로, 약 2천만 명이 살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도중에 민남다오 섬의 마라위 시가 반군단체인 마우테의 공격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혼란에 빠졌다는 보고를 받고 계엄령을 전격 발동했다.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부 장관은 "마라위 시에서 군경 3명이 죽고 12명이 다쳤다"며 "마우테가 주요 도로를 점령하고 학교, 성당, 감옥 등을 불태웠다"고 GMA뉴스 등 필리핀 언론에 말했다.

인구 약 20만 명의 마라위 시에 전기가 끊겼고 일부 건물에는 IS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는 검은 깃발이 걸렸다. 마라위 시에는 현재 100명 이상의 마우테 무장대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은 1천여 명의 군 병력을 투입해 소탕전을 벌일 계획이다.

IS를 추종하는 마우테는 작년 9월 두테르테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 터전인 민다나오 섬 다바오 시의 야시장에 폭탄테러를 저질러 85명의 사상자를 냈다.

민다나오 섬에서는 이슬람 무장단체 아부사야프를 비롯한 크고 작은 반군들이 경찰 치안이 미치지 못하는 밀림지대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필리핀에서 계엄령이 선포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1972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장기 집권을 위해 필리핀 전역에 처음으로 계엄령을 발동했다. 2009년에는 글로리아 아로요 대통령이 정치 테러로 60명 가까이 숨진 남부 마긴다나오 주에 계엄령을 선언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계엄령 선포 가능성을 수차례 경고했다.

그는 1월 중순 '마약과의 유혈전쟁'과 관련, "상황이 매우 안 좋아지고 내가 원한다면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라며 말했다. 3월 중순에는 민다나오 지역의 IS 추종세력 소탕을 위해 계엄령을 발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야당 마그달로당의 게리 알레하노 하원의원은 마라위 시가 반군 공격을 받았는데 민다나오 섬 전역에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과도한 조치라며 계엄령 발동 기간 연장과 선포 지역 확대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야권에서는 의회에서 계엄령에 반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필리핀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 48시간 안에 의회에 보고해야 하며 의회는 다수결로 계엄령을 백지화할 수 있다. 의회는 처음 60일로 제한된 계엄령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권한도 갖고 있다.

친두테르테 진영이 의회를 지배하고 있어 계엄령이 철회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이 반군 토벌에 이어 마약 소탕을 명분으로 계엄령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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