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그친 트럼프의 '이-팔 평화'…이행방안도 계획도 없었다

입력 2017-05-24 18:05  

말로만 그친 트럼프의 '이-팔 평화'…이행방안도 계획도 없었다

27시간 이스라엘에 머물며 팔' 수반과는 1시간 회동

친이스라엘 행보 속 "이스라엘인들이 듣기 원하는 말만 하고 갔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틀간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방문을 마치고 23일(현지시간) 다음 방문국인 이탈리아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이스라엘 정치권과 언론은 "역사적인 방문"이라고 호평을 쏟아냈지만 팔레스타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그가 이-팔 평화협상 중재자로서 모종의 역할을 할지 여부로 큰 관심이 쏠렸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방문에 앞서 "이-팔 평화의 궁극적인 합의"(ultimate deal)를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구체적인 이-팔 평화 구축을 위한 이행 방안이나 계획은 일절 언급하지 않아 그의 방문 목적이 말로만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 유력 일간 하레츠는 이날자 분석 보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인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들을 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팔 평화 이행안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다고 전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이스라엘 행보는 자주 눈에 띌 정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소개할 때 "이스라엘이 여태껏 가진 또는 앞으로 가질 최고의 친구"라고 묘사했다. 이스라엘은 "위대한 동맹"이라고 치켜세우며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원조도 업그레이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스라엘이 최대 적국 중 하나로 간주하는 이란을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하는 국가"라고 비판하며 연일 이란 때리기에 나섰다.

이스라엘에 머문 27시간 동안 네타냐후 총리와 거의 항상 붙어 다닐 정도로 친밀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예루살렘에 있는 유대교의 성지인 '통곡의 벽'을 방문해 은연중에 예루살렘이 이스라엘의 영토임을 인정하는 듯한 행보도 보였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이 현직일 때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팔 간의 최종 협상에서 결정돼야 할 문제라며 통곡의 벽을 방문하지 않았던 관행을 트럼프 대통령이 깬 것이다.

반면 팔레스타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 강 서안 베들레헴에서 1시간 조금 넘게 아바스 수반과 만나 회담을 했을 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후 "이-팔 간 평화협정을 성사시키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밝혔을 뿐 실질적인 이행 계획안은 없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염원인 독립국 건설이나 팔레스타인인의 기본 권리, 유대인 정착촌 문제에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아바스 수반이 공동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이-팔 평화 공존 방안인 '2국가 해법'에 대한 입장 표명도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머무는 동안 서안 일부 지역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에 반대하는 거리 시위와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흘 전 하마스를 테러단체 중 하나로 언급한 것을 비판하며 "그의 발언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팔 평화협상을 중재하도록 돕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회의적인 부분이 많다"며 "그는 어떻게 분쟁을 해결할지 구체적인 계획을 제공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팔레스타인이 유일하게 위안 삼을 수 있는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공개 발표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미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을 공개적으로 거듭 약속했다. 또 대사관 이전에 공감하는 친이스라엘 강경파인 데이비드 프리드먼을 새로운 이스라엘 대사로 임명했다.





gogo21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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