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미안하네요"…수원시 공무원 임신부체험

입력 2017-06-01 10:09   수정 2017-06-01 10:10

"아내에게 미안하네요"…수원시 공무원 임신부체험

2일까지 부시장 등 4급 이상 참여…종일 체험복 착용

(수원=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하하하, 부시장님 배가 남산만 하네". "국장님, 분홍색 임신부 체험복이 잘 어울리십니다."

경기 수원시의 6월 월례조회가 열린 1일 오전 9시 시청 대강당.

염태영 수원시장을 필두로 도태호 제2부시장과 국장, 보건소장 등 16명이 줄지어 시청 대회의실을 입장하자 여기저기서 폭소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날은 시청과 사업소의 4급 이상 간부공무원이 7㎏ 무게의 임신부 체험복을 입고 온종일 업무를 보는 날이다.






인구절벽 시대 극복과 임신·출산 장려 분위기 조성을 위해 시민의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마련하겠다면서 시청 공무원이 임신부 체험에 나선 것이다.

지난 4월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임신부 체험을 했던 염태영 시장이 체험의 소중함을 공무원들에게 전하기 위해 마련한 이벤트다.

염 시장은 "무거운 임신복을 입고 며칠 생활해봤더니 우리 사회가 임신부들에게 얼마나 불편하게 했는지 깨닫게 됐다"면서 "임신부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불편함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임신부 체험에 나선 간부공무원들 가운데 특히 남성 공무원들은 쑥스러워하기보다는 여성, 특히 아내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23살과 21살 장성한 자녀를 둔 도태호 제2부시장은 "난생처음 임신부 체험복을 입었는데, 군대에 온 것처럼 체력적으로 힘들다"면서도 "아내가 임신했을 때 열심히 일한다고 못 도와준 게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곽호필 도시정책실장도 "무거운 옷 때문에 덥고 움직임도 둔해 불편하다"고 호소하면서도 "오늘 집에 들어가면 아내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32년 전 둘째 아들을 출산한 심정애 복지여성국장은 "같은 여성으로서 임신과 출산에 대한 좋은 정책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감각을 느끼려고 임신부 체험을 하는 것"이라며 "남편에게도 한번 체험해 보라고 권유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간부공무원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임신복을 1초라도 벗으면 안도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

오후 3시 대전시 평생교육 관계자들을 손님으로 맞는 정연규 도서관사업소장도 임신부 체험복을 입고 도서관을 안내해야 한다.

이한규 제1부시장 등 7명의 간부공무원은 도청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고 시청으로 돌아오면 그때부터 임신부 체험복을 입기로 했다.

앞서 체험자들은 "임신은 유세를 떨어야 한다. 임신은 벼슬이다. 공직사회에서 육아휴직 확대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의 체험 동의서에 서명했다.

2일에는 구청장 4명이 체험에 참여한다.

수원시는 현재 임신부 주차면 추가 조성, 버스에서 임신부 배려 안내방송, 유아 자녀를 둔 여성공무원 출·퇴근 시간 조정 등 다양한 임신·출산 장려 사업을 시행 중이다.

hedgeho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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