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열렸다…함안보·합천보 수문 열자 "쏴"(종합)

입력 2017-06-01 17:10   수정 2017-06-01 17:12

드디어 열렸다…함안보·합천보 수문 열자 "쏴"(종합)

"미흡하지만 첫 단추 뀄다는 데 의미"…일부는 농업에 악영향 줄까 '우려'

(창녕·함안·합천=연합뉴스) 김선경 박정헌 기자 = 낙동강 경남에 있는 창녕함안보·합천창녕보 등 2개 보 수문이 1일 일제히 열렸다.

수질 악화의 주 요인으로 지목된 보 수문을 열어 해마다 녹조 발생 등으로 시름하는 낙동강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취지에서다.

환경단체는 1단계 개방 수위가 미흡하다면서도 수문 완전 개방 및 보 철거를 향한 첫 걸음을 뗀 데 의미를 부여했다.

일부 농민은 향후 농업에 악영향이 있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창녕함안보·합천창녕보 각각 20㎝·1m 수위 낮춰

"(물이) 흘러간다. 와!"

창녕함안보에 설치된 회전식 수문이 열린 1일 오후 2시.

소리없이 유유히 흐르던 강은 갑자기 '쏴' 소리를 내며 흰 물보라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잔잔하던 강이 모처럼 꿈틀대는 순간, 다리 위에서 수문 개방을 기다리던 환경단체 회원들 입에서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수문은 수 분간 열린 뒤 다시 잠겼고, 잠시 뒤 다시 한 번 열려 강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정은아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얼마만에 저렇게 흐르는 강물을 보는 건지 모르겠다"며 "그동안 사람도, 물고기도 모두 고생했다. 강은 자연 그대로 흘러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고 감격을 전했다.

같은 시각 창녕함안보 상류에 있는 합천창녕보의 리프트식 수문(수직으로 오르내리며 개폐되는 수문)도 열렸다.

창녕함안보처럼 물보라를 크게 일으키는 회전식 수문이 아니어서 수문 개방 전후로 육안으로 유속 흐름의 변화를 가늠하기는 어려웠다.

보 주변에서 산책하는 사람들도 '수문이 열린 게 맞느냐'고 옆 사람에게 반문할 정도였다.

흐르는 물은 수문 개방 직전과 마찬가지로 약간의 거품을 일으키며 창녕함안보 쪽으로 흘러갔다.

이날 오전 관리수위(보 상단 수위)에 해당하는 5m·10.5m 안팎으로 유지되던 창녕함안보·합천창녕보 수위는 오후 2시를 기해 차츰 낮아지고 있다.

1단계 목표 수위는 양수제약수위(양수장 취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위)인 4.8m·9.5m다.

방류에 따른 수생태계 영향과 혹시 모를 하류에서의 안전사고 등을 고려해 수위는 시간당 2∼3㎝씩 점진적으로 낮춘다.

창녕함안보·합천창녕보 수위를 기존보다 낮은 1단계 수위로 맞추기까지는 10시간가량에서 이틀 안팎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 환경단체 "미흡하지만 일단 환영"…일부 농민은 '우려'

이날 창녕함안보 수문 개방을 지켜보려고 현장을 찾은 환경단체 회원 40여명은 오후 1시부터 보 좌안 주차장에서 수문 개방 환영 행사를 열었다.

정부의 6개 보 수문 상시 개방 방침 발표 직후 "(개방 정도가) 미흡하다"고 실망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점차 수위를 낮춰가겠다는 방침에 일단 의미를 부여하기로 했다.

임희자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결과적으로 미비한 점이 있긴 하지만 그동안 열심히 해온 우리들을 다독이고자 한다"며 "(오늘이) 앞으로의 보 전면 개방까지 가는 첫 단추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윤재 낙동강경남네트워크 상임대표도 "마냥 웃어야 할지, 아니면 화내야 할지 모르겠다. 어정쩡한 자리"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수 년간 유린당한 4대강에 새 숨결을 불어넣는 자리"라며 "4대강이 온전히 재자연화될 때까지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그간 보 개방과 철거를 주장해온 종교계 인사·어민 등의 발언도 이어졌다.

박창균 신부는 "하지 말았어야 했지만 몇몇 사람, 토목업자가 강행한 사업"이라며 "(수문 개방 결정을 통해) 결국 원위치 시켜야함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희섭 한국어촌사랑협회 사무국장은 "어민들의 시선으로 본 4대강 사업은 재앙이었다"며 "하류 지역에는 썩은 뻘층이 쌓여 물고기들이 폐사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선상 시위 등 여러 노력을 하면서 하루하루 고통스러운 삶을 보냈다"며 "앞으로 보가 철거되는 그날까지 힘을 모으자"고 덧붙였다.

환경단체 등은 이번 정부 임기 안에 보 완전 개방 및 철거 결정이 이뤄지도록 앞으로도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다.

일부 농민은 수문 개방을 환영하는 환경단체와 달리 농업에 악영향이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30년간 합천창녕보 주변에서 벼농사를 지었다는 한 농민은 "보 수위를 더 낮추면 모를 못 심게 되는 것 아니냐"며 "보가 생겨 농사 짓기 좋았는데 정부가 잘못된 선택을 했다"고 우려했다.

앞서 정부는 농업용수 이용에 지장이 없는 1단계까지 수위를 내려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며 농업에는 피해가 없을 것라고 설명한 바 있다.

k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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