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는 항구적 '비상사태'"…노순택 사진전 '비상국가Ⅱ'

입력 2017-06-01 16:02  

"한국사회는 항구적 '비상사태'"…노순택 사진전 '비상국가Ⅱ'

2일부터 8월6일까지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사진작가 노순택은 우리 사회의 갈등과 이슈의 현장을 기록해 왔다. 경기도 평택 대추리의 미군기지 이전 반대 시위, 용산 참사,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반대 등 현장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노순택은 현장에 관심을 두는 이유에 대해 "모든 예술가에게 요청되는 덕목인 호기심 때문"이라면서 "한국사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나에게는 오작동으로 보이는지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2일 개막하는 '비상국가 Ⅱ'전에도 현장의 모습들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항구적인 '비상사태'인 한국사회를 보여주는 모습들이다.






2∼3층에서 열리는 전시는 섬과 뭍의 장면들을 담은 연작으로 구성됐다. 매향리의 모습을 담은 '잘못된 섬'과 제주도 강정마을을 소재로 한 '강정-강점', 연평도 포격사건을 표현한 '잃어버린 보온병을 찾아서', 천안함 사건을 담은 '가면의 천안함' 등은 섬과 바다에서 일어난 일들에 초점을 맞췄다.

시위현장의 물대포를 포착한 '가뭄' 연작과 용산 참사의 모습을 담은 '남일당디자인올림픽' 연작, 각종 시위현장에서 경찰의 모습을 찍은 '검거', '채집' 연작은 뭍에서 일어난 일을 담았다. 끊이지 않았던 고공농성 현장을 담은 연작 '현기증'은 뭍 속의 섬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전시를 준비하던 중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 등이 벌어지면서 촛불집회의 현장 등을 담은 사진들도 전시에 포함됐다.






노순택은 대중매체에서 보도되는 사진의 이면에 집중한다. 1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같은 사건을 두고 대중매체에 실리는 사진이 사건의 정점(클라이맥스)에 더 관심을 둔다면 자신의 사진은 상황이 발생하기 전이나 뒤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대중매체에 실리는 사진들이 단지 '이런 일이 있었다'라는 '마침표'라면 제 사진은 그런 일들이 왜 벌어졌는지 의문을 던지죠. 장면상으로는 그 사건의 결정적인 모습은 아닐지라도 생각할 거리를 더 던져주는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대중매체가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감추는지 그 이면을 보여줌으로써 좀 더 입체적으로 사건을 보여주려 합니다."

이번 전시는 2008∼2009년 독일과 스페인에서 열렸던 노순택의 개인전 '비상국가 Ⅰ'의 두 번째 버전이다. 당시 전시를 기획한 한스 D. 크리스트 독일 슈투트가르트 뷔르템베르기셔 쿤스트페어라인 디렉터가 이번 전시 기획에도 참여했다. 전시는 8월6일까지.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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