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상생' 손길

입력 2017-06-08 06:54  

대형 유통업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상생' 손길

중기 생산 비중 확대·상생형 쇼핑몰·양보 통한 갈등 해결

"새 정부 눈치 보기" 비판…"결과로 평가해달라"

(서울=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이마트 '노브랜드'의 건전지와 감자 칩, 물티슈 등은 모두 동네 슈퍼마켓의 주력 품목입니다. 노브랜드의 저렴한 가격에 밀리면 동네 상권은 결국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달 23일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 규탄대회'를 열고 "신세계 이마트 등 대기업 계열의 유통사들이 골목상권에 침투하지 말고 즉각 떠나라"고 촉구했다.

이후 이마트는 일주일 뒤 자체브랜드(PB)인 '노브랜드' 제품의 중소기업 생산 비중을 70%까지 높인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과 협력'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대형 유통업체가 앞다퉈 중소기업과 상생을 외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마트가 최근 잇달아 중소기업, 동네 마트와 상생 협력 조치를 발표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가 골목상권 침탈 규탄대회를 연지 일주일 만인 지난달 30일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업무 협약식을 열고 지난해 기준 60% 수준인 노브랜드의 중소기업 생산 비중을 올해 말까지 70%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지난해 노브랜드 제품을 생산한 중소기업 수는 모두 123개로, 이들은 노브랜드 제품 생산으로 76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마트는 앞으로 우수 중소기업을 상시 발굴해 올해 말까지 노브랜드 협력 중소기업 수도 15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마트는 또 다음 달 중으로 안성시 안성맞춤시장에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를 연다고 지난 7일 밝혔다.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는 전통시장 안에 노브랜드 전문점을 열어 대형마트와 시장의 상생을 도모하는 매장이다.

이마트는 기존 안성맞춤시장 내 중형마트인 화인마트 영업면적 2천314㎡(약 700평) 중 432㎡(210평)를 임차해서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145평), 어린이희망놀이터(45평), 고객 쉼터(20평)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안성맞춤시장 노브랜드 상생 스토어는 동반 성장 차원에서 신선식품, 국산 주류, 담배 등은 판매 품목에서 제외한다.






현대백화점이 지난달 서울 송파구에 개장한 '현대시티몰'은 시작부터 '상생형 쇼핑몰'을 표방하고 있다.

현대시티몰은 매출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중소상인들에게 지급한다.

현대백화점은 현대시티몰을 중소상인들과 SH공사로부터 매장을 임차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데, 매출이 증가하면 수수료율도 올라가게 된다.

현대백화점은 아웃렛과 쇼핑몰을 결합한 현대시티몰을 열면서 주변 문정동 로데오 아웃렛 상인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상호도 '시티아울렛'에서 '시티몰'로 바꿨다.

박동운 현대백화점 사장은 "문정동 로데오거리 상인들과의 갈등이 원만히 해결됐다"며 "중소상인들의 판촉을 지원하고 중복 브랜드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부천에 신세계복합쇼핑몰을 건립하는 데 대해 인근 상인들이 반발하자 단지 규모를 절반가량 줄였으며, 창고형 할인매장을 빼고 백화점과 식당가만 짓기로 했다.

이후에도 상인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지역 상인회 등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상생발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등 실질적인 상생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유통 대기업의 상생 움직임이 일시적인 새 정부 '눈치 보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강갑봉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 연합회장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유통 대기업이 상생을 외쳤지만, 상생이 이뤄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번에 나온 조치들도 여론 선전이나 주변 상인을 현혹하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과의 상생 노력을 지켜보고 결과로 평가해 달라"고 말했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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