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 '트럼프 압력의혹' 모두 사실 주장…정면대결 선전포고

입력 2017-06-08 05:59   수정 2017-06-08 16:14

코미 '트럼프 압력의혹' 모두 사실 주장…정면대결 선전포고

메모 존재와 사적 접촉 횟수까지 밝혀…작심한듯 만찬 상황도 상세히 설명

서면증언 핵심은 '트럼프 수사중단 요구와 충성맹세 강요 묘사'

코미 "트럼프 '일에서 손떼고 플린 놔달라'고 해…'정직한 충성심' 해석 차"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 압력과 충성 맹세 요구 등 시중에 돌던 의혹 모두를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달 10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속에 전격 해임이 된 이후 처음으로 의회에 나가 모든 사실을 공개 증언을 하기로 한 날을 하루 앞두고 상원에 제출한 서면증언을 통해서다.

이에 따라 이 같은 의혹을 모두 '마녀 사냥(witch hunt), '가짜 뉴스(fake news)'라고 부인해온 트럼프 대통령과 명운을 건 정면충돌이 불가피하게 됐다.

양측 모두 자신의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나면 회복이 불가능한 치명상을 입게 되는 '외나무 다리 결투'이다.






◇무게 실리는 코미의 폭로…메모 존재도 확인 = 워싱턴 정가에서는 코미 전 국장이 임기 초반의 대통령과 관련된 의혹들을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하고 나서자, 코미 주장의 신빙성에 무게를 싣기 시작했다.

자신이 받들었던 국가 원수와 진실 대결을 벌이는 것은 사실상 인생의 모든 것을 건 행위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이렇게 큰 위험 부담을 지고 거짓말을 하겠느냐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코미는 이날 소문으로만 떠돌던 '만찬 메모'가 실재한다고 밝혔고, 지난 4월 11일까지 넉 달간 트럼프 대통령을 세 차례 직접 만나고, 여섯 차례 사적인 통화를 했다며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나면, 탄핵소추까지 야기할 수 있는 심대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충격을 받은 듯 아직 침묵만 지키고 있다.

◇코미 "트럼프, 내게 '손 떼고 플린 놔달라'고 했다" = 코미가 이날 서면증언에서 밝힌 내용 중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트럼프 캠프' 내통 의혹을 풀 열쇠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라고 직접 요구했다는 증언이다.

사실이라면 사법방해죄, 매수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7일 코미와의 백악관 만찬에서 "플린은 좋은 사내(good guy)이고 많은 일을 헤쳐왔다"면서 "플린은 러시아인들과의 통화에서 잘못한 게 없지만, 부통령을 오도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 일에서 손을 떼고 플린을 놔주기를 바란다(I hope you can see your way clear to letting this go, to letting Flynn go)"면서 "이 일에서 손을 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코미는 "플린은 좋은 사내"라고만 답한 채 더 이상 반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충성맹세 요구도 사실…네 차례나 언급" = 코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충성 서약'을 요구했다는 설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코미는 당시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무려 네 차례나 '충성심'이란 단어를 쓰며 압박을 가했다고 밝혔다.

코미는 증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충성심이 필요하다. 충성심을 기대한다'고 말했다"면서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동안 나는 움직이지도 말하지도 않았고, 얼굴 표정도 바꾸지 않았다"고 전했다.

코미에 따르면 그는 이후 FBI와 법무부가 백악관으로부터 독립되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해 역사적인 사례까지 들어가며 한참 동안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말미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 제프 세션스 법무부 장관 등으로부터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다시 '충성심'을 강조했다는 게 코미의 주장이다.

코미는 "트럼프는 '난 충성심이 필요하다'고 했고, 나는 '대통령은 나로부터 항상 정직함(honesty)을 얻을 것'이라고 답했다"면서 "그러자 트럼프는 잠시 말을 중단했다가 '그게 내가 원하는 것이다, 정직한 충성심(honest loyalty)'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코미는 이어 "나는 잠시 말을 멈췄다가 '나로부터 그것(정직한 충성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만찬 직후 메모 만든 코미 "정직한 충성심 달리 이해" = 코미는 이날 만찬에서 나눈 대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매수하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당시 만찬이 "일종의 비호 관계(patronage relationship)"를 조성하고자 마련된 것 같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에 따라 코미는 만찬 직후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곧바로 주요 대화 내용을 담은 '메모'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코미는 특히 '정직한 충성심'을 받아들이는 의미가 트럼프 대통령과 달랐던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코미는 "메모를 쓰면서 우리가 '정직한 충성심'이란 구절을 다르게 이해했을 수 있겠지만, (내 주장을) 더 밀어붙이는 것도 생산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직한 충성심'이란 용어가 매우 어색한 대화를 끝내도록 도왔고, 나의 설명은 트럼프가 기대해야 하는 점을 명확히 해줬다"고 말했다.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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