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거짓말 전쟁"…'대통령의 사법방해' 본격 거론(종합)

입력 2017-06-09 05:44   수정 2017-06-09 06:38

美언론 "거짓말 전쟁"…'대통령의 사법방해' 본격 거론(종합)

이제 공은 뮬러 특검에게로…"사법방해 의혹은 독립혐의 구성"

'코미 메모' 유출 의혹도 도마위에…트럼프측 거센 반격 주목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제임스 코미 미국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이 마침내 의회 증언대에 서자, 미국 주요 언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법방해' 의혹을 본격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신문·방송·온라인 매체는 코미 전 국장이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8일(현지시간) "코미는 다섯 번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쟁이라고 반복했지만, 백악관은 극구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전했다.

일부 일간지는 정치 평론가를 동원해 워싱턴 정가에 몰아친 폭풍의 '제2막'을 예상하기도 했다.

코미 전 국장의 '작심 증언' 이후 공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와 수사기관에 넘어갔다는 전망이 나왔다.

코미가 모두 증언에서 "이런(Lordy), 테이프가 있길 바란다"고 말한 대목과 맞물려 '거짓말 전쟁'으로 팽팽하게 맞선 승부의 추를 기울게 할 결정적 증거가 나올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이 코미의 의혹 제기에 대해 전면 부인을 하면서 사태가 '진실게임' 양상으로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인 마크 카소위츠 변호사는 코미의 증언이 진행되는 도중에 수사중단 외압을 비롯해 대부분의 의혹을 일축했다.

일부 보수매체에서는 코미 전 국장이 오랜 지인인 대니얼 리치맨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를 통해 '대화 메모'를 유출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싣기도 했다.






CNN은 평론가 좌담에서 "검사와 사법기관은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를 주제로 올렸다.

뮬러 특검이 외곬으로 해석해 근시안적 접근을 하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CNN에 출연한 한 평론가는 "일반시민이라면 사법방해죄는 범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하지만, 대상이 대통령이라면 전혀 다른 문제"라면서 "사법방해는 독립(stand-alone) 혐의를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평론가는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사임의 기초가 된 사법방해 의혹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CNN은 이번 청문회의 '승자'로 코미와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 부위원장,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 앵거스 킹 의원(메인)을 들었고, '패자'로는 트럼프 대통령과 논점이 애매한 질문을 퍼부은 존 매케인 의원, 클린턴 이메일 수사와 관련해 다시 이름이 등장한 로레타 린치 전 법무장관을 꼽았다.





뉴욕타임스(NYT)는 코미의 증언을 인터넷 생중계 코너(라이브 브리핑)로 만들어 인터넷판 헤드라인으로 장식한 뒤 "의심할 여지없이, 거짓(Lies, plain and simple)'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러시아 스캔들 수사 중단 압력을 가했다는 '메모'에 대해 특종보도를 한 NYT는 코미가 청문회에서 "대통령은 미국의 대중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일갈한 대목을 전한 뒤 백악관의 새라 샌더스 부대변인이 "대통령의 거짓말 질문에 모욕감을 느낀다"고 답한 부분을 대비시켰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코미 청문회를 시청하는 대신 한 보수단체 행사에 연설자로 나서 "우리는 싸워 이길 것"이라고 우회 반격을 개시한 점을 부각했다.

NYT는 '코미가 체스 게임을 시작했다'는 분석 기사에서 "대통령이 불법적 의도를 갖고 FBI 국장에게 특정 수사를 하지 못하게 했다면 당연히 그 점은 사법방해로 불린다"고 해석한 뒤 "법률적으로 회색지대란 없다"고 못박았다.

보수성향 폭스뉴스는 그러나 코미가 "대통령이 내게 (플린에 대한 수사를 하지 못하게) 명령하지는 않았다"고 증언한 점을 헤드라인으로 올렸다.

보수 매체들은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명령'이 아니라고 했다가 자신은 '명령으로 받아들였다'고 해석을 바꾸는 등 오락가락하는 증언을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는 트위터에 "그걸 놓아두기를(let this go) 바란다는 것(hope)과 명령(tell/order)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느냐"라며 코미 증언의 신빙성을 깎아내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코미의 증언은 러시아가 미국 정치를 방해하려는 것에 대한 그의 우려와 그런 행동을 조사하는 데 있어 법무부의 무능력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별도의 법률 분석 기사를 통해 사법방해가 어떤 것인지 해부하기도 했다.

코넬대학 법학교수 옌스 데이비드 올린은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 수사에 관해 코미에게 전한 말의 '강도'를 분석하며 "공화당 측은 '희망'과 '명령'이 다르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전국지 USA투데이는 코미가 강경한 태도(hardball)를 고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분석하는 한편 향후 논점이 사법방해로 볼 수 있느냐로 모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NBC 방송은 '코미의 행동은 다분히 보복이었다'는 보수파 논조를 전하면서 기밀대화 유출 의혹이 수사선상에 오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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