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승자는 철저한 준비한 코미, 패자는 치명적 타격입은 트럼프"
'코미 메모' 유출 교수도 승자…'황당 질문' 매케인 의원은 패자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세기의 청문회'로 주목받으며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8일(현지시간) 폭탄 발언을 쏟아냈던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의 승자와 패자는 누구일까.
미국 CNN방송은 코미 전 국장을 '승자'로, 트럼프 대통령을 '패자'로 분류했다.
CNN은 코미 전 국장이 청문회를 철저히 준비하고 편안했으며, 그에게 던져진 모든 질문에 완전히 답할 준비가 돼 있어 보였다고 평가했다.
코미 전 국장의 청문회 출석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사람들이야 다르겠지만, 관망했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코미 전 국장이 잘했고 적어도 그 자신에게 손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평가를 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인물인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한 수사중단을 사실상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한 '스모킹 건'(확실한 증거)은 아직 없다. 하지만 특검 조사는 코미 전 국장과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진위 조사까지 이를 전망이다. 이를 고려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거짓말'을 강력하게 주장한 코미 전 국장의 청문회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큰 타격일 수밖에 없다고 CNN은 분석했다.
CNN은 두 주역인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전 국장 외에 조연들도 승자와 패자로 분류했다.
상원 정보위의 리처드 버(공화당) 위원장과 마크 워너(민주당) 부위원장, 무소속 앵거스 킹 정보위원, 대니얼 리치맨 컬럼비아대 로스쿨 교수 등은 승자로 꼽혔다.
최근 워싱턴 정가에서 초당적 협력이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버 위원장과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워너 부위원장은 미국민이 원하는 모범적인 청문회를 운영했다. 이들의 코멘트나 질문에서는 공화당 소속인지 민주당 소속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코미 전 국장으로부터 반복해서 실질적이고 유익한 답변을 끌어낸 앵거스 킹 의원은 '최고의 질문자'로 꼽혔다. 그의 질문에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실을 말하지 않았다"고 세 번이나 답했다.
코미 전 국장이 이른바 '코미 메모'를 보여주고 언론에 유출하는 역할을 맡긴 인물인 리치맨 교수는 "적어도 오늘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로스쿨 교수가 됐다"고 CNN은 평가했다.
코미 전 국장이 이날 청문회에서 언급한 '노 퍼지(No Fuzz)'라는 표현도 이날 승자의 반열에 올랐다. 코미 전 국장은 이날 매우 분명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 같은 표현을 사용했다.
반면에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로레타 린치 전 법무장관, 존 맥케인 의원, 뉴욕타임스(NYT) 등은 패자로 간주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2월 14일 백악관에서 코미 전 국장을 만날 때 세션스 장관은 같은 자리에 있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로 다른 참모들과 함께 자리를 비워줬다. 코미 전 국장은 세션스 장관이 당시 본인이 자리를 비워줘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으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결과 발표 당시 코미 전 국장에게 "이메일 스캔들은 중대한 문제"라고 언급할 것을 요청한 로레타 린치 전 법무장관, 논점이 애매한 질문을 한 공화당 중진 존 매케인 의원 등도 패자로 분류됐다.
막판에 질문자로 나선 매케인 의원은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을 코미 전 국장이 기소하지 않은 것을 거론하면서 "당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사건을 종결할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했다. 두 사건의 차이점을 말하라"고 추궁했다.
이에 미 누리꾼들은 '논점이 빗나갔다', '매케인 의원이 걱정된다' 등 조롱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매케인 의원은 코미 전 국장을 '대통령(President) 코미'라고 부르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매케인 의원의 질문은 앞뒤가 맞지 않으며, 이 같은 괴이한 질문으로 청중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러시아 측 정보 분야 고위 관리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해왔다는 NYT 보도에 대해 "거의 완전히 틀렸다"고 언급해 NYT 또한 패자로 만들었다고 CNN은 평가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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