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재계 내년 최저임금 격돌…"1만원" vs "비현실적"

입력 2017-06-11 06:01  

노동계·재계 내년 최저임금 격돌…"1만원" vs "비현실적"

노동계 강공 모드 나설 듯, 재계 '친노동' 정부 기조에 난감

15일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서 첫 대면




(세종=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최저임금위원회가 오는 15일 사실상 첫 가동에 들어가면서 임금 수준을 놓고 노동계와 재계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일 전망이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측 불참으로 두차례 무산됐지만 오는 15일 오후 4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3차 전원회의에는 한국노총이 참석키로 함에 따라 민주노총 역시 회의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3차 전원회의는 노동계와 사용자 측, 공익위원들이 모두 참석해 얼굴을 맞대고 위원장 선출과 내년도 최저임금 등 현안을 논의하는 첫 만남이 될것으로 보인다.

11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노동계는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재계는 인상률을 최소화하기 위한 논리를 가다듬고 있다.

내년도 최저임금 법정 심의 기한은 오는 6월 29일이며, 고용노동부는 8월5일까지 고시해야 한다.



◇ 노동계 "최저임금 1만원 관철"

노동계는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위해 최저임금위원회 대응 전략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우선 1인 가구 노동자의 표준 생계비를 토대로 최저임금 1만원은 최소한의 기본 생계를 보장해주는 수준일 뿐이라고 강조할 방침이다.

시간당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고 이를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 40시간 근로 기준으로 209만원이 된다.

그러나 1인 가구 노동자의 매달 표준 생계비 220만원에도 못미치며, 5인 이상이 근무하는 회사의 상용직 노동자의 평균 월급인 411만원의 절반에 불과한 금액일 뿐이라는게 노동계 설명이다.

한국노총은 그동안 두차례 전원회의에 불참했지만 15일 열리는 3차 전원회의에 참석, 이같은 논리로 공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대선 기간에 내놓은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정책협의를 했기 때문에 협상 추이를 보면서 한발짝 물러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민주노총도 새 정부의 '친노동' 기조를 적극 활용하면서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위해 공세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민노총은 1999년 2월 노사정위원회 탈퇴 이후 18년간 중앙정부 주도의 기구에 불참해오다 지난 8일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대통령 직속기구인 일자리위원회에 참여하기로 결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통령 직속 기구에 참여해 최저임금, 비정규직 문제 등 노동 전반에 걸친 현안에 목소리를 냄으로써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입지와 협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민노총은 최저임금위원회 참석 여부와 관련해서는 최저임금법 개정 등 요구사항에 대한 정부·여당 입장을 확인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두 차례 불참한 한국노총이 오는 15일 예정된 3차 전원회의에 참석키로 함에 따라 민노총도 최저임금위에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한국노총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최저임금 1만원을 꾸준히 요구해왔는데 매년 동결을 주장하는 재계 반대에 부딪혀 좌절됐다"며 "올해 만큼은 반드시 목표를 관철한다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 재계 "54.5% 인상은 무리"…정부 '친노동' 기조도 부담

재계는 본격적인 최저임금 협상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있다.

새 정부가 최저임금뿐 아니라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해 그동안 재계와 노동계가 충돌해온 현안을 선결 과제로 천명하는 등 노동 문제 전반을 다루는 기조가 과거 정부와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재계의 근심은 어느때보다도 깊다.

2020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원이 되려면 올해부터 3차례에 걸쳐 매년 15.7%씩 올라야 한다. 그런데 대통령이 이를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약속한 만큼 협상 초반부터 기존의 '동결' 논리를 고집하기는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처지다.

재계는 이같은 상황에서 최저임금 1만원은 기업의 경영난과 과거의 인상폭 등 현실을 외면한 요구라며 노동계의 주장에 맞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6천470원으로 작년 대비 7.3% 인상됐다. 앞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절 인상률은 각각 2,7∼6.1%, 7.1∼8.1%에 달했다.

지난 2000년 이후 최대 인상폭은 2001년도의 16.8%. 그러나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로 수년간 인상률이 극도로 저조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큰 폭의 인상이 가능했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그런데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릴 경우 작년 대비 인상 폭은 무려 54.5%에 달한다. 이 때문에 노동계의 요구는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재계는 논리를 편다.






재계는 또 다른 선진국들과의 비교를 통해 한국의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노동계에 맞설 방침이다.

한국의 경우 기본급과 일부 고정적 수당만을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포함하고 있으며 근로자들이 고정적으로 받는 정기상여금이나 각종 수당은 제외하는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재계는 이에 따라 정기상여금, 현물급여는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의해 사전에 지급시기, 금액 등이 확정된 실소득인 만큼 최저임금에 산입하는게 맞다는 주장을 편다.

또 고정성이 있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한 대법원 판례 등 최근 임금을 둘러싼 노동시장의 법과 제도 변화를 산정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놓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재정비해 실질적으로 지급되는 최저임금 수준을 명확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um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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