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대만의 유명 환경보호 운동가인 지보린(齊柏林·53) 영화감독이 헬기 추락으로 사망했다.
대만 자유시보는 10일 오후 대만 중부 화롄(花蓮)현 펑빈(豊濱)향 산악지대에서 헬기가 추락, 지 감독과 조수 천관지(陳冠齊), 헬기 조종사 장즈광(張志光) 등 3명이 숨졌다고 11일 보도했다.
링톈(凌天)항공 소속의 이 헬기는 화롄현 소방국 승인을 얻어 현지에서 다큐멘터리 영화에 쓸 영상을 촬영하던 중이었다. 현지 소방국은 추락 현장에서 세 구의 시신을 확인했다.
도로건설 사업을 항공촬영으로 기록하던 공무원 출신의 지 감독은 20여 년에 걸쳐 대만 각지의 지리, 하천, 생태 등을 항공 촬영하며 환경보호 운동을 전개해온 인물이다.
그가 3년에 걸쳐 항공촬영으로 제작한 '칸젠(看見) 대만'은 대만에서 처음으로 극장에서 상영된 다큐멘터리 영화로 2013년 금마장 영화제의 최우수 다큐멘터리상을 받기도 했다.
지 감독은 사고 당시 이틀 전 제작 발표회를 가졌던 '칸젠 대만'의 속편을 제작 중이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전날 페이스북에 "그의 사망 소식에 매우 놀랐다"며 애도를 표했다. 그는 "지 감독의 작품은 우리에게 대만의 아름다움을 알게 해주며 국토를 지키는 대열에 합류시켰다. 그의 사망은 대만의 큰 손실"이라고 했다.
현지 소방국은 사고 당시 현지 기상 상황이 가시거리가 20㎞에 이르고 바람도 강하지 않은 좋은 날씨였다며 사고원인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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