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10년 만에 한미 금리 역전 예고…고민 깊어진 한은(종합)

입력 2017-06-15 08:48   수정 2017-06-15 15:15

[美 금리인상] 10년 만에 한미 금리 역전 예고…고민 깊어진 한은(종합)

내년 인상 가능성 우세…일각선 연말께 한차례 인상 가능성 제기하기도

미 연준 보유자산 축소 계획 더해져 압박 강해져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노재현 기자 = 미국 금리 인상으로 한미간 정책금리가 같은 수준으로 맞춰졌고, 하반기에는 역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제 한국은행으로 시장 눈길이 쏠린다.

시장에서는 국내 경기가 예상외 호조를 이어간다면 연말께 한은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보유자산축소 관련 발언으로 한은에 압박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하반기 경기 전망이나 미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경제 부담을 감안할 때 아직은 내년 이후를 기약하는 전망이 우세하다.


◇ 10년 만에 한미 금리 역전 예고


15일(한국시간) 새벽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인상 결정으로 미국 정책 금리는 연 1.0∼1.25%로 올라섰다. 한은 기준금리 연 1.25%와 상단이 같다.

옐런 의장이 올해 한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해서 9월 혹은 12월이면 한미 정책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2007년 8월 이래 10년 만이다.

미국은 작년 12월과 올해 3월에 금리를 각각 연 0.25%포인트씩 올렸다. 옐런 의장은 2019년까지 연 3회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미 금리는 2005년 8월∼2007년 8월 한은 기준금리보다 0.25∼1.00% 포인트 높았다.

한은이 2007년 8월 5%로 올렸지만 미 연준이 그 해 9월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과 이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예상 외 큰 폭(0.5%포인트)으로 금리를 인하해 연 4.75%로 낮추며 역전이 끝났다.

앞서 1999년 6월∼2001년 2월에도 미 정책금리가 한국보다 높았다.

이날 회의 후 옐런 의장은 연준 보유자산 축소 계획을 처음으로 분명히 밝혔다. 그는 "자산축소는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일정이나 규모 등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빨리(relatively soon)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금리를 올리고 9월께 자산축소 계획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보다 빠른 액션이다. 당장 다음 FOMC 회의가 열리는 9월에 금리 인상과 자산축소가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도 열렸다.



◇한은 연내 금리인상 할까



미국 금리인상에 앞서 한은도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조정할 수 있다"며 3년 만에 처음으로 긴축 깜빡이를 켰다.

한은은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보다 뚜렷이 개선될 경우라고 단서를 붙였지만, 금리를 1년째 동결하다가 처음으로 시장에 다른 신호를 보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워낙에도 한은이 연말께 금리 인상을 한 차례 안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는데 미 연준 금리 인상에 자산축소 계획까지 나오며 한은을 향한 압력이 높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은이 당장 금리를 올릴 여건은 아니기 때문에 약간 더 궁지에 몰렸다고 보인다"며 "정부가 추경을 하는 상황에 금리를 올리기가 쉽지 않은 딜레마에 빠졌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내 한 차례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과거 미국이 1%포인트 정도 올리면 우리는 0.25%포인트에서 0.5%포인트를 올렸다"며 "1대 1 대응은 아니라도 미국이 연내 몇 차례 인상하면 한은도 일부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구정모 한국경제학회 회장(강원대 경제무역학부 교수)은 "미 금리 인상이 종전 예상보다 최소 한 분기 이상 빨라졌고 보유자산 축소로 돈줄을 조인다는 얘기도 나왔으므로 한국도 금리 인상 압박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추경 효과 등이 반영된 뒤 내년 상반기에 금리가 인상될 확률이 높지만, 성장률과 물가가 예상보다 호조를 보이면 올해 11월도 가능하다고 봤다.

그는 내년 3월 말 퇴임하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임기 중 첫 금리 인상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나서기엔 성장세가 약해



하지만 노무라증권은 한은이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거라는 기존 관측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일자리 지표가 회복됐다는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경제 성장세가 2분기 이후 주춤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금리인상이 어렵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수출 호조로 경기가 달궈지고 있지만 내수 소비로 확산되는 기운이 약하고, 하반기에는 그나마도 열기가 식을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를 들었다.

또, 추경이 공공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지만 우리나라 경제 구조를 바꿔서 장기 성장할 힘을 만들 정도는 안된다고 봤다.

JP모건도 일단 올해는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한은 코멘트는 통화정책 운용 여지를 확대하고, 주택가격 상승에 대응하려고 전략적 언급을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내년 금리 인상을 예상하며 "물가가 아직 목표치에 미달한다"며 "저출산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으로 경기 회복세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금리를 빨리 올려야할 필요성이 가까운 시일 내 생기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연준 보유자산 축소도 이번에 어떤 방식으로든 언급이 될 것으로 봤다. 즉, 금리 인상이나 자산 축소 발언이 모두 예상 범위였기 때문에 금리 전망을 바꿀 정도로 영향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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