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유럽기업 수호자' 자처…"고양이서 생선가게 주인으로"

입력 2017-06-16 16:55  

마크롱 '유럽기업 수호자' 자처…"고양이서 생선가게 주인으로"

EU, 마크롱 주도로 美CFIUS 같은 M&A 규제기구 논의

투자은행 M&A 전문가서 반대자로 돌변한 마크롱 행보에 관심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한때 투자은행가로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이끌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제는 외국 자본의 M&A 시도로부터 유럽기업을 지키는 수호자를 자처하고 나섰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을 포함한 유럽 정상들은 오는 22∼23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국가안보를 이유로 해외 자본의 유럽기업 M&A를 규제·차단하는 EU 차원의 조치를 도입할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런 유럽 기업들에 대한 M&A 규제 논의는 중국 등 해외기업들이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마구잡이로 유럽기업들을 집어삼키는 현 상황으로부터 비롯됐다.

일례로 지난 2012년 1건에 불과했던 중국 기업의 유럽 IT 기업 인수가 지난해 25건으로 급증하는 등 현재 중국 등 해외국가들은 유럽기업의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반면 중국 내 유럽 기업들의 M&A는 그만큼 활발하지 않다.

FT는 EU 관리들을 인용해 유럽 정상들이 국가안보를 들어 외국 자본의 미국 기업 M&A를 감시하는 미국의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유사한 조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조치는 투자은행가로 M&A가 주전공이었던 마크롱 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롱 대통령은 2008년 로스차일드 은행에 입사해 기업 M&A 전문가로 활동하다 지난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보좌관으로 스카우트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러던 그는 지난해 대권 도전을 선언한 이후 태도가 급변해 해외기업의 적대적 M&A로부터 프랑스를 비롯한 EU 기업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사를 확실히했다.

마크롱이 대선 기간 당시 전략적으로 중요한 분야에 있는 유럽기업에 대한 해외기업의 M&A를 차단하기 위해 EU 차원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의 요구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 예다.

하지만 마크롱이 주도하는 이런 '유럽 보호' 행보는 역내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네덜란드와 북유럽 국가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FT는 전했다.

이들 국가는 해외기업의 투자를 저해하는 이런 조치가 역내에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할 뿐 아니라 경제민족주의에 기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정책에 반대하는 EU의 입장으로부터도 벗어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EU가 이런 조치를 취할 경우 다른 국가들도 이에 상응한 보복조치를 펼 수 있다며 이는 EU로 오는 해외직접투자를 줄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EU가 회원국의 안보문제를 들어 M&A까지 간섭할 권한이 없다는 반박도 제기되고 있다.

FT는 이날 사설에서 "마크롱이 기업사냥꾼에서 사냥터 관리인으로 변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때 M&A 전문 은행가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던 그가 이제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EU가 더 많은 권한을 가질 수 있게 밀어붙이고 있다"고 정리했다.

이어 이런 조치는 개별국가가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거부돼야 할 나쁜 아이디어"라고 비판했다.

viv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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