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기 공격 표적' 러시아 경고는 트럼프 행정부 의지 시험용

입력 2017-06-20 16:06  

'미군기 공격 표적' 러시아 경고는 트럼프 행정부 의지 시험용

WSJ 강경 대응 촉구 "오바마 전철 밟아서는 안 돼"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군이 시리아 정부군 공군기를 격추한 데 대해 러시아가 이를 강력 경고하고 나섬으로써 시리아 내 미국과 러시아, 이란 간 충돌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미군의 F-18 전투기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군(SDF)을 보호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시리아 공군의 SU-22기를 격추하면서 러시아가 양측간 우발적 충돌방지 협력 폐기를 선언하면서 미군기들을 공격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시리아 내전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의 대립이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미군기의 시리아기 격추를 계기로 이제 시리아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대결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는 형국이다.






근래 공동의 적이었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패망이 가시화하면서 이제 시리아 사태는 막바지 국면을 맞고 있다.

그리고 '포스트 IS' 이후 시리아 장악을 위한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의 대결이 가열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은 영토 장악을 위해 러시아의 지원 아래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으로선 이를 방치할 경우 시리아를 다시금 아사드 정권에 내주게 된다.

따라서 미국으로서도 이제는 최악에는 러시아와의 대결을 불사하고 반군 보호에 나설지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을 맞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 버락 오바마 행정부처럼 러시아와의 정면 대결을 피해 뒤로 물러설지, 아니면 SDF의 아사드 정권 타도를 본격 지원하고 나설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선거전에서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시리아 내에 안전지대를 선포할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아직 이행되지 않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와의 대결을 피해 뒤로 물러나는 바람에 시리아 사태에서 러시아에 주도권을 내줬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로서도 이제는 모종의 결단을 내려야 하는 국면이다.

시리아 내 미군기 등 국제다국적군의 군용기들의 동태를 목표물로 추적할 것이라는 러시아 측의 경고는 이러한 상황에서 일단 트럼프 행정부의 의지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임 오바마 행정부와 달리, 자칫 러시아와의 무력 충돌로 이어질 수도 있는 적극 개입에 나설 것인지를 놓고 러시아 푸틴과 알 아사드, 그리고 이란 등 3자가 함께 트럼프의 의지를 시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 여론도 이제는 시리아에서 러시아의 독주와 아사드 정권의 재집권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강경 기조가 대두하고 있다.

여기에는 과거 오바마 행정부의 소극적 전략이 러시아의 중동 진출 발판을 마련해줬다는 전략적 실패의 교훈을 바탕으로 미국이 또다시 푸틴의 위협에 후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자리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사설을 통해 시리아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가 쉽게 회피할 사안이 아니라면서 강경 대응을 촉구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의 실패를 반복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IS 붕괴 이후 시리아 및 중동 장악을 위한 이들 3자의 기도를 저지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아사드 정권은 IS 붕괴 이후 시리아 전역의 통치권 회복을 노리고 있으며 이란은 시리아를 통해 테헤란으로부터 베이루트에 이르는 시아파 지대 구축을 꾀하고 있다. 러시아는 지중해 거점 항구를 확보하는 한편 지역의 신뢰할만한 동맹으로서 입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국익에 전적으로 반하는 이러한 구상을 그대로 방치할지는 의문이다. 러시아 등이 이러한 구상을 실현에 옮길 경우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임을 경고해야 한다고 WSJ은 촉구했다.

만약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무력 충돌도 불사하는 초강경책으로 나올 경우 과연 러시아가 이에 정면 대응으로 나올지도 미지수이다. WSJ은 러시아 측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막상 무력 충돌을 원치 않고 있는 쪽은 러시아라고 지적했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얼마만큼 단호함을 보여주느냐가 러시아의 태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WSJ은 강조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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