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줄 절단'은 참담했지만 평범한 이웃들은 뜨거웠다

입력 2017-06-20 17:25  

'밧줄 절단'은 참담했지만 평범한 이웃들은 뜨거웠다

온라인 커뮤니티 모금 1주일만에 전국서 5천여명 동참…고교생부터 해외 동포까지 참여

(양산=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뉴스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너무나 컸는데 좋은 일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적은 돈이지만 유가족들께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양명여고 7인 드림."

"저도 애들이 4명인데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참여했습니다. 마음이 너무 아프고 먹먹하네요."

"안녕하세요. 해외에 사는데 어제 기사 읽고 웅상이야기 카페 가입해서 오늘 오전에 조의금 보냈어요. 어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나 너무 슬펐는데 그래도 아직 우리 세상은 살만한가 봅니다."






아파트 외벽 작업자 밧줄 절단 사건으로 졸지에 가장을 잃고 깊은 슬픔에 빠진 유가족을 돕는데 평범한 시민, 학생들이 앞다퉈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모(46) 씨는 지난 8일 경남 양산시 한 15층 아파트에서는 외벽 작업을 하다 입주민이 밧줄을 잘라버리는 바람에 추락해 숨졌다.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고교 2학년생부터 27개월까지 5남매, 칠순 노모까지 모두 일곱 식구를 남겼다.

김 씨는 과일 노점상까지 하면서 식구들을 돌봤다. 그러다 좀 더 수입이 많고 위험한 고층 아파트 외벽 일을 자청했다.

피해가족의 안타까운 소식이 알려지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들은 평범한 이웃들이었다.

양산지역 주민 온라인 커뮤니티 '웅상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섰다.

2012년 3월 만든 이 카페엔 회원 3만1천여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이 카페는 지역 내 이웃 간 정보를 공유하고 직거래장터 개설 등 사업을 해나가는 공간이다.

카페 운영자인 진재원(38) 씨는 "처음엔 회원끼리 모금운동을 제의했는데 빠르게 전 국민들 마음이 모여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같이 아프니깐 공감한 것 같다"며 "회원 대부분이 성실하게 살아가는 우리 아빠, 엄마들이어서 더 아팠을 것"이라고 밝혔다.






함께 모금운동을 벌인 양산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러브양산맘'도 지역 내 평범한 이웃들 모임이다.

2010년 만든 이 카페엔 지역 주민 4만1천여명이 가입해 마음을 나누고 있다.

카페 운영자 박선희(46) 씨는 "모금운동에 떡볶이 가게 아주머니부터 고교생까지 함께 마음을 나눈 이웃들이 많은 걸 보고 정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카페 명칭은 '러브양산맘'이지만 요즘엔 아빠들이 더 많이 공감하고 회원으로 가입한다"고 밝혔다.






이들 2개 온라인 커뮤니티는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모금운동을 펼쳤다.

국내외에서 무려 5천여 명이 참여했다. 두 곳이 함께 모은 성금은 무려 1억3천449만662원이나 됐다.

이 돈은 이날 오전 양산경찰서에서 피해가족에게 그대로 전해졌다.

유가족에게는 '함께 아픔을 나누고 위로의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이라고 쓴 조의금 모금명부도 함께 전달됐다.

지역 내 온라인 커뮤니티 '페이스북 양산사람들'도 이날 모은 조의금 242만원을 전달했다.

정재화 양산경찰서장은 "아직 우리 사회엔 따뜻한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점을 느꼈다"며 "국민들 위로와 격려가 피해가족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무거운 짐을 혼자 지게 된 김 씨 아내 권모(43) 씨는 "독수리 5남매를 씩씩하고 바르게 잘 키우는 것으로 보답하겠다"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choi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