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이해하기 어려운 민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

입력 2017-06-21 19:02  

[연합시론] 이해하기 어려운 민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

(서울=연합뉴스) 새 정부가 장관 임명도 끝내지 못한 상황에서 민주노총이 다시 시끄럽다. 민노총이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 보장 등 3대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오는 30일 '사회적 총파업'을 벌인다고 한다. 수감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옥중서신'을 보내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총파업에는 급식조리원, 영양사 등 학교 비정규직 9만여 명이 동참하고, 한국진보연대 등 50여 시민사회단체도 가세할 예정이다. 건설노조가 20일부터 이틀간 상경투쟁을 하는 등 7월 초순까지 서울 도심에서 각종 노동 관련 집회와 시위가 이어진다. 문재인 정부는 과거 보수정권들과 극명히 대비될 정도로 '노동 친화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의 원동력으로 여겨지는 '촛불집회'의 중심세력이 민주노총이다. 국회 인사청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새 정부에 민노총의 총파업은 또 하나의 큰 골칫거리가 될 것 같다.



한상균 위원장은 옥중서신에서 문재인 정부가 기득권 세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책임 있는 조치를 하라는 것이 이번 총파업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새 정부와 관계를 고려해 고 백남기 농민이 경찰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2015년 11월 14일의 민중 총궐기 때 같은 충돌상황은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총파업 예열 단계부터 시민들이 불편해하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 건설노조는 21일 서울 도심 집회에서 인도와 3개 차로를 완전히 가로막는 등 무질서한 행동을 했다. 새 정부 출범 후 정부와 노동계는 대화채널을 복원하며 원만한 관계를 보였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지난 11일 최종민 위원장 직무대행 등 민노총 지도부와 간담회를 하고 노동부 장관이 임명되는 대로 대화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민노총도 이에 화답하듯 최저임금위원회에 복귀하고 일자리위원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민노총은 이번 총파업이 '개혁 추진의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수의 노동전문가는 협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동계의 '기선잡기' 전략으로 본다. 심지어 '정권교체 주도세력으로서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 '촛불세력의 청구서가 나오기 시작한 것' 등의 비판적 시각도 제기된다.



민노총은 이번 총파업 결정이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전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결의된 것이라고 한다. 또 이번 총파업에서 내세운 3대 요구가 매우 시급한 과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새 정부가 노동 친화적 정책을 잇달아 내놓는 상황에서 대선 전 중집위 결정을 그대로 실행에 옮긴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민노총이 관성적 투쟁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새 정부의 인수위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의 활동 과정에서 드러났듯, 최저임금 인상과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어려운 문제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고 중소기업 노동자의 이해관계도 얽혀 있다.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기반으로 하는 민노총이 이런 요구를 앞세워 총파업을 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명분이 약하다. 민노총은 먼저 대기업 노조의 기득권과 특권 양보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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