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폭염 피해 우려에도 벼농사 농민 재해보험 '시큰둥'

입력 2017-06-22 07:17   수정 2017-06-22 08:51

가뭄·폭염 피해 우려에도 벼농사 농민 재해보험 '시큰둥'

보험 가입률 16.6% 불과, '무사고 환급제도' 중단 탓

보험금 수령 3천755농가 중 벼 재배농가 56가구 그쳐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폭염에 가뭄이 겹치면서 전국의 논바닥이 거북 등처럼 쩍쩍 갈라지고, 밭은 흙먼지가 풀풀 날릴 정도로 바짝 말랐다.


조만간 많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면 재앙 수준의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농협손해보험은 극심한 가뭄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 기간을 연장했다. 벼는 오는 30일까지, 사과·배는 다음 달 7일까지, 콩은 다음 달 21일까지 신청하면 된다.

흉년을 우려해 농작물 재해보험 가입률이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유독 벼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지난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농협손해보험에 따르면 재배 면적 기준 충북의 벼 재해보험 가입률은 16.6%이다. 도내 벼 재배면적 3만7천111㏊ 중 6천156㏊만 보험에 가입한 것이다.

농작물 재해보험에 대한 벼 재배 농민들의 관심은 지난해까지 꾸준히 이어졌다.

면적 기준으로 2014년 1%에 불과했던 벼 재해보험 가입률은 이듬해 4.8%로 올라갔고 작년에는 19.8%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농협손해보험 관계자는 "벼 재해보험 가입 기간이 지난 9일에서 30일로 연장됐지만 작년 수준에 한참 못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보험료의 50%는 국비, 35%는 지방비로 지원돼 농민은 15%만 부담하면 된다. 5∼7.5%의 보험료를 추가 지원하는 일부 시·군의 경우 자부담률은 7.5∼10% 수준으로 낮아진다.


이런데도 벼 재해보험 가입이 저조한 것은 올해부터 '무사고 환급제도'가 폐지된 탓이다.

재해를 입지 않으면 자부담금의 70%를 돌려주는 이 제도 덕분에 지난해 가입 농민이 많았지만 재정 부담을 느낀 정부와 지자체가 난색을 표시하는 바람에 농협손해보험은 '벼 무사고 보험료 환급보장 특약' 판매를 올해 중단했다.

논 농사의 경우 자연 재난에 따른 피해가 다른 작물보다 적어 보험 혜택이 많지 않은 것도 가입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의 하나다.

지난해 도내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3천755개 농가가 총 18억9천200만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이 가운데 보험 혜택을 받은 벼 재배 농가는 56가구에 그쳤고 보험금도 7천225만원에 불과했다.

쭉정이가 발생한 일부 농가가 보험 혜택을 받았지만 보험에 가입한 4천245개 농가의 98.9%(4천198개 농가)가 보험금만 납부한 셈이 됐다.

지난해 태풍 등 자연재해가 닥치지 않으면서 충북도 목표(18만7천t)를 7.8%(1만4천670t) 웃도는 20만1천670t의 쌀이 생산됐다.

올해는 가뭄에 폭염이 이어져 충북 저수율이 지난 20일 기준 43.5%로 낮아졌다. 작년 이맘(54%)때나 평년(59%)보다 많이 낮아졌지만 논에는 용수 공급이 이뤄져 가뭄 피해가 크지 않다.

이런 점도 벼를 재배하는 농민들이 재해보험 가입을 꺼리는 이유로 꼽힌다.

충북도 관계자는 "보험에 가입해 재난에 대비해야 하지만 농민들이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며 "국비 지원을 늘려 달라고 중앙정부에 꾸준히 건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k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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