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킹메이커' 佛법무장관 스캔들로 사퇴…한달만에 개각(종합)

입력 2017-06-22 03:56  

마크롱 '킹메이커' 佛법무장관 스캔들로 사퇴…한달만에 개각(종합)

민주운동당 대표 바이루, 보좌관 허위채용 스캔들 책임지고 법무장관 사퇴

내각서 민주운동당 인사 모두 배제…집권 정치동맹 깨질 가능성 커져

새 국방·법무장관 모두 여성…정부대변인 "본격적으로 일해야 할 때"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후보 단일화를 이뤄 집권에 크게 기여한 프랑수아 바이루 법무장관이 공금유용 스캔들로 정치적 부담이 커지자 전격 사퇴했다.

마크롱의 중도신당과 정치연대로 묶인 민주운동당(MoDem)의 인사들이 모두 내각에서 빠지고 새 인물들로 채워짐에 따라 집권 정치동맹이 깨질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총선 이후 새 내각 인선을 발표하고 국방·법무장관에 모두 여성을 기용했다.

이날 전격 사퇴한 프랑수아 바이루 법무장관의 후임으로 헌법재판관 니콜 벨루베가 임명됐고, 전날 사임한 여성 국방장관 실비 굴라르의 후임으로 국영철도기업 SNCF 중역 출신의 여성 플로랑스 파를리가 발탁됐다.

파를리는 2000∼2002년 리오넬 조스팽 정부에서 예산담당 장관을 역임했으며 SNCF와 에어프랑스에 재직했다. 정계에는 크게 부각되지 않은 인물이다.

이날 조각 발표에 앞서 바이루 장관과 마리엘 드 사르네즈 유럽담당 장관이 동시에 사의를 표명했다.

임명된 지 한 달 만에 잇달아 사퇴한 세 장관은 모두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와 정치연대로 묶인 민주운동당 소속으로, 바이루 전 법무장관이 이 당의 대표다.


이날 바이루와 사르네즈의 사퇴는 새 조각 발표를 몇 시간 앞두고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이에 따라 당초 새로 구성된 의회의 재신임이라는 상징적 절차에 머물 것으로 관측됐던 조각의 폭이 확대됐다.

이들의 급작스러운 사퇴는 민주운동당이 유럽의회 보좌관들을 허위로 채용했다는 의혹과 관련이 있다.

프랑스 검찰은 민주운동당 소속 유럽의회 의원들이 보좌관을 허위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최근 내사에 착수했다.

유럽의회 보좌관은 스트라스부르나 브뤼셀 등에서 유럽의회 관련 업무를 수행해야 하지만, 해당 보좌관들은 의원들의 프랑스 내 지역구에서 다른 정당 업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유럽의회의 공금유용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다.

특히 과거 대선에 여러 차례 출마했던 중도파 거물 정객인 바이루는 대선 초반 불출마를 선언한 뒤 마크롱과 전격적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뤄 현 정권 수립에 크게 기여한 소위 '킹메이커'다.

바이루는 새 정부가 주요 국정과제로 내건 의원의 특권을 줄이고 부패 가능성을 차단하는 일련의 정치개혁 법안의 주무부처 장관이라는 점에서 자신이 당 대표로 있는 정당이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되자 자의 반 타의 반 결단을 내렸다.

그는 이날 사의 표명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은 보좌관을 허위채용하지 않았다"면서 "법무장관으로서 사법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민주운동당 인사들이 내각에서 전격 배제되면서 민주운동당과 여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의 정치동맹 관계가 깨질 가능성이 매우 커진 것으로 관측된다.

카스타네르 정부 대변인 역시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과반의 다수당이 됐고, 국정 운영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일해야 할 때"라며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이번 총선에서 민주운동당은 42석, 앙마르슈는 308석을 획득했다. 민주운동당과 결별해도 여당은 여전히 과반(289석 이상)을 점유한다.

프랑스 정계는 바이루 장관의 사퇴를 큰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공화당의 필리프 고슬랭 의원은 법무장관이 검찰 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이면서 정부의 신뢰성 추락과 국정 동력 상실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정치권의 청렴에 대한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가 있기에 (민주운동당의) 내각 배제는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일간 르몽드는 이번 사태에 대해 "마크롱은 자신이 창당한 앙마르슈만으로 과반을 넘겼다"면서 "스캔들의 독이 퍼져나가 국정운영을 마비시키도록 놔두기보다는, 환부를 도려내고 어제의 동맹에서 오늘의 불편한 파트너가 된 세력과 결별해 정치적 위기를 끝내기를 택했다"고 평가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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