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연합 도시바 인수협상 곳곳에 장애물…"개문발차 양상"

입력 2017-06-22 11:11   수정 2017-06-22 15:39

SK연합 도시바 인수협상 곳곳에 장애물…"개문발차 양상"

WD반발·독점금지법·경영주체 등 변수 많아 앞길 '험난'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도시바의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입찰의 우선협상자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선정됐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언론들은 선정소식을 전하며 일제히 "도시바와 (욧카이치 메모리공장을) 동업중인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매각 중단 법적절차를 고집하며 철저 항전 태세를 보이는 등 개문발차(開門發車)식 선정"이라고 지적했다.




언론들은 도시바가 목표로 하는 2017회계연도 말, 즉 내년 3월말까지 매각을 완료하기까지는 "파란 요인이 하나둘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WD 리스크, 독점금지법 심사 통과, 애매한 경영주체 등이 지적됐다.

대략적으로 알려진 출자총액은 2조엔(약 20조5천억원)이지만 지분구조 등도 아직 유동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보통주와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로 나눠 출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1조1천500억엔 규모로 추정되는 보통주의 경우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가 50.1%를 출자해 자회사화 하며, 미국 베인캐피탈과 SK하이닉스는 합해서 33.4%의 지분을 보유해 의안들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한다. 나머지 16.5%는 일본 국책은행인 정책투자은행이 출자한다.

따라서 일본 측 보통주 지분율은 66.6%로 3분의 2를 점한다.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조치로 풀이된다.

나머지 8천500억엔은 의결권 없는 우선주 등이다. 그 4분의 3을 외국자본(SK하이닉스·베인캐피털) 등이, 4분의 1을 정책투자은행이 출자한다. 자금융통을 위해 채권은행단이 5천500억엔을 융자하는 안도 거론된다.

도시바는 28일 주주총회까지 매각에 대해 최종 합의, 2017년도 중 매각완료를 목표로 한다.

매각 후 2~3년 내에 증시 상장을 예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선협상자 선정이 WD과의 화해를 전제로 이뤄졌기 때문에 "향후 매각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는 보증이 없다"고 아사히는 지적했다.

현재 대립은 수습되는 기색이 없다. WD는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산업혁신기구 등의 연합에 합류하는 인수안을 도시바에 제시했지만, 경영권에 집착하는 도시바가 인정하지 않아 타협이 안됐다.

도시바는 WD와 협의를 계속할 생각이기는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대난망임을 인정한다. WD가 추가로 소송을 내며 새로운 강경책을 들고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일 연합은 도시바메모리 인수계약에 상황에 따라 지불을 동결할 수 있는 '정지 조건'까지 포함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한다. WD의 소송결과에 따라 인수가 백지화될 수도 있어서다.




일본 산업혁신기구가 최대 지분을 가질 경우 공적자금 투입에 대한 일본 내 따가운 여론을 불식시켜야 하는 것도 과제다. "일본 국민의 돈인 공적자금을 효과적으로 투입하느냐"는 지적이 있어서다.

경제산업성이 한미일 연합을 주도한 것은 아베 신조 총리의 의향이 작용한 것이라고 아사히는 분석했다.

그런데 최근 아베 총리가 가케학원, 모리토모학원 등 사학 스캔들에 휘말린 것도 변수다.

반도체 산업을 아베 정부의 중요한 성장전략으로 해 고용유지나 정보보안, 첨단기술 유지 등을 위해 경제논리보다는 정치논리까지 개입한 것이 추후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입찰에서 최대 출자액을 제시한 대만 훙하이정밀(폭스콘)이 인수에 강한 의욕을 보였지만 일본정부는 정치외교적 판단에 따라 중국에 주요공장을 가진 훙하이로 넘기는 것을 극구 꺼렸다.

한미일 연합 자체에도 문제는 있다. SK하이닉스는 독점금지법 심사를 고려해 출자 아닌 융자 형태로 참여하지만, 중국 경쟁당국이 메모리산업의 한국 집중에 대한 부담 때문에 동종업체인 점을 들어 까다롭게 심사할 수 있다.

WD도 경합 상대인 SK가 한미일 연합에 합류, 반도체공장 공동운영에 관여하는 것에 반발할 가능성도 있다. 한미일 연합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주체가 불분명한 것도 적지 않은 문제로 지적된다.

문제를 안은 개문발차식 선정이기 때문에 도시바는 우선협상자 선정을 법적 구속력이 없는 결정사항, 즉 '약속' 형태로 해 결렬 시의 위약금도 피하려 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도시바메모리 매각 과정에 자금 융통을 하는 주요은행 간부는 한미일 연합에 대해 "채권단 다수가 신속한 의사결정이 될지 의심한다"거나 매각 완료가 내년 4월 이후로 늦춰질 가능성도 거론했다.




도시바메모리 매각은 진행중이지만 도시바 자체의 상장폐지 리스크가 여전한 것도 변수다. 도쿄증권거래소가 과거의 회계부정으로 도시바를 '특설주의시장종목'으로 지정, 상장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 심사에서 내부관리체제 개선이 인정되지 않으면 상장이 폐지된다. 그런데 도시바는 2016회계연도 유가증권보고서 제출 기한인 6월말을 앞두고 제출 연기설이 나돌아 상장심사에 악영향도 예상된다.

tae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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