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침] 국제('터키땅 더부살이 7년 350만 난민…')

입력 2017-06-27 15:37  

[고침] 국제('터키땅 더부살이 7년 350만 난민…')

터키땅 더부살이 7년 350만 난민…멀고 험한 '집으로 가는 길'

시리아 북부로 일부 귀향…교전 재개·난민 추가발생 우려 상존

국경에 장벽 세운 터키 "난민 수용 한계 도달…현지 보호방안 강구"





(오스마니예<터키>=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이슬람 금식 성월(聖月) 라마단 종료와 함께 시작하는 '라마단 바이람'(아랍권의 이드 알피트르) 연휴를 앞둔 23일, 터키 남부 질베괴쥐 국경검문소는 짐을 든 인파로 북적였다.

터키당국이 바이람을 맞아 대규모 입출경을 허용하는 동안 고향을 방문하러 몰려든 시리아난민들이 검문소에 길게 늘어섰다.

옷가지와 선물이 가득 든 가방을 끌고 멘 행렬 속에서 쌍둥이 소녀 레얄(8)과 니할이 재잘거리고 있었다.

쌍둥이의 가족은 시리아내전 3년차인 2013년 터키로 피란했다.

아버지는 가족을 터키에 남겨둔 채 남은 집안일을 처리하러 곧 시리아로 돌아갔고 그 후 연락이 끊겼다.

3년이 흘러 지난해 들려온 소식은 아버지가 벨기에로 건너가 현지 여성과 결혼을 했다는 것이었다.

이 지역에서 난민아동 돌봄센터인 '이레센터'를 운영하는 조르즈 코자마훌 씨는 "쌍둥이의 어머니 데블레트(42)씨가 작년에도 시리아에 가서 두달 정도 머무르다 돌아왔다"면서 "이들리브 상황이 많이 안정돼서 이번에는 완전히 시리아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고 전했다.

가족과 떠나는 여정에 신이 난 천진한 쌍둥이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었지만 홀어머니 데블레트와, 가장 역할을 짊어진 오빠의 표정에는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이 떠나질 않았다.






27일 터키 재난위기관리청(AFAD)에 따르면 현재 터키에 머무는 시리아난민은 약 300만명이나 된다.

이라크 등 타지역 출신까지 합친 전체 난민은 350만을 헤아린다.

난민 350만명 중 90% 이상은 레얄·니할 가족처럼 지역사회에서 터키인과 섞여 살고 있다.

AFAD의 '임시보호센터'(TPC), 속칭 '난민캠프'에 머무르는 인원은 24만7천명, 전체 난민의 7% 수준이다.

난민캠프는 TPC라는 명칭대로 단기 거주공간으로 설치됐지만, 시리아내전 장기화 탓에 장기 거주시설 역할을 하고 있다. 극소수 난민을 제외하고는 캠프 생활을 청산하지 못하고 체류 기간이 길게는 6∼7년에 이른다.

터키 남부 카흐라만마라시 캠프의 메흐메트 튀르쾨즈 센터장은 이달 22일 캠프를 방문한 외신 기자들에게 "캠프에 들어 온 난민 대부분이 떠나지 않고 계속 머무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가을부터 시리아로 돌아가는 흐름이 생겼다고는 해도 전체 난민 규모에 견줘 그 수가 아직 미미하다.




메흐메트 할리스 빌덴 AFAD 청장은 이달 21일 앙카라 AFAD 본부에서 "올해 바이람을 앞두고 시리아인 6만5천명이 고향 방문길에 올랐고, 그와 비슷한 규모가 알바브와 자라블루스 등 터키군이 수니파 극단조직 '이슬람국가'(IS)로부터 탈환한 지역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관영 아나돌루통신등 터키 언론은 터키군의 시리아 군사작전 후 "하루 평균 수백명"이 탈환 지역으로 귀국하는 추세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주도로 지난달 '안정화 지대', 속칭 '안전지대'가 구축된 이들리브로도 귀향이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레얄·니할 자매가 통과한 질베괴주 검문소 바로 맞은 편이 이들리브주다.

입출경이 허용됐다고 해도 터키와 국경을 맞댄 알레포주와 이들리브주 일부를 제외하고는 고향으로 갈 수가 없다. 시리아군이나 극단주의조직이 장악하고 있거나 교전지역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전지대'의 불안정도 난민의 귀국을 막고 있다.

취약한 휴전 합의와 안정화 지대는 언제든 무너지고 다시 포연에 휩싸일지 모른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 정권은 이들리브주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교전이나 봉쇄가 재개된다면 반군지역 주민들은 이제 마땅히 피란할 곳도 없다. 터키와 국경선에는 그사이 장벽이 우뚝 서 가로막고 있다.

300만 시리아난민에게 집으로 가는 길은 아직은 좁고도 불안하며 알 수 없는 곳으로 뻗어 있다. 그들이 외딴 곳에서 수용 생활이나 지역사회에서 차별을 감내하며 터키에 머무는 이유다.

시리아난민을 '손님'이나 '전쟁 희생자'로 여긴다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한 터키도 이제는 난민 추가 수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낸다.

빌덴 AFAD 청장은 "터키에 있는 23개 캠프는 가득 차서 난민을 더 받기가 힘들다"면서 "이들리브에서 격렬한 교전이 생기지 않도록 외교부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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