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조선소에 있을 법한 크레인이 머리 위로…LG 평택 칠러공장

입력 2017-06-28 10:01   수정 2017-06-28 11:11

[르포] 조선소에 있을 법한 크레인이 머리 위로…LG 평택 칠러공장

연간 1천대 공장 지난해 11월 가동…중동·동남아 각지 수출

평균 근속연수 19년 베테랑들이 제작…로봇자동용접 신기술도

(평택=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일반 가전과 달리 무게가 20kg에서 많게는 50t까지 매우 무거워서 조선소에서 볼 수 있는 크레인을 사용합니다."

지난 27일 방문한 경기도 평택시 LG전자 칠러 사업장을 안내한 고명해 칠러생산팀장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드니 천장 곳곳에 달린 대형 크레인이 눈에 들어왔다.

세탁기나 냉장고 등 소비자 가전을 만드는 공장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으로 칠러 사업장에는 머리 위로 무거운 짐을 나르는 오버헤드 크레인만 총 11대가 설치됐다.





칠러 사업장은 터보 냉동기와 흡수식 냉온수기, 스크루 냉동기, 공조기 등 LG전자의 칠러 제품을 연간 최대 1천대 생산하는 곳이다.

칠러는 차갑게 만든 물을 열교환기를 통해 순환시켜 대형 건물 등에 시원한 바람을 공급하는 냉각 설비로 LG전자는 칠러를 공조 사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LG전자는 사업규모를 확대하고 연구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전북 전주에 있던 칠러 공장을 지난해 11월 평택으로 옮겼다.

평택 공장은 대지 면적 14만8천760㎡로 기존 전주 공장보다 2.5배 넓고 생산능력도 2배다.

평택항이 인근에 있어 수출이 편한 장점도 있다.

이곳에서 만드는 제품은 국내는 물론 세계 주요 시장에 공급된다.

공장에는 태국, 아랍에미리트, 카자흐스탄, 러시아, 이란, 동두천 미군부대, 신고리 5·6 등 국내외 납품처를 적은 라벨이 제품마다 붙어있었다.

얼핏 봐도 중동으로 수출하는 제품이 많았다. 중동은 1년 내내 더운 날씨 때문에 냉방 수요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역이다.

최근에는 필리핀과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수요가 늘고 있어 동남아가 주요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칠러 사업장은 일반적인 공장에서 볼 수 있는 컨베이어 벨트가 없는 것도 특징이었다.

칠러는 고객이 원하는 사양에 맞춰 설계부터 생산, 검사, 시운전을 해야 해서 여러 공정을 하나의 라인에서 하는 컨베이어 방식이 아니라 숙련된 작업자들이 제품 하나에 대한 공정 전체를 책임지는 셀(Cell) 생산방식이 적합하다.

평택 공장 작업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19년으로 모두 베테랑이다.

신입사원이 교육을 마치고 생산현장에 본격적으로 들어오려면 약 5년이 걸린다.

이 때문에 전주에서 공장을 이동할 때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전부 평택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셀 방식이라고 해서 수작업만 하는 것은 아니다.

로봇 자동 용접 구역에서는 천장에 달린 로봇 팔이 칠러의 한 부분을 용접하고 근로자는 옆에서 모니터링했다.

로봇 용접은 사람이 하는 것보다 균일한 품질의 용접이 가능하고 근로자 피로도를 줄이는 장점이 있다.

칠러는 제품마다 용접 위치가 달라 자동화가 쉽지 않지만, LG전자는 평택에 있는 LG전자 생산기술원과 관련 장치와 소프트웨어 등을 독자 개발해 지난 3월부터 로봇 용접을 현장에 투입했다.

LG전자가 평택공장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제품의 신뢰성.

정확한 성능시험을 위해 생산공정 마지막 단계에 총 6개의 시운전 설비를 구축했다.

성능시험 대기장에는 크기가 대형 버스만 한 3천RT급 제품 2대가 놓여있었는데 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하는 제품이었다.

1천RT급 칠러를 종일 시험하면 전기료만 1천만~2천만원이 나오지만,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칠러는 생산 과정에서 생긴 작은 오차가 큰 성능 차이를 초래할 수 있어 엄격한 성능시험이 필수라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칠러선행연구팀장 정진희 수석연구위원은 "오차율 '제로'의 1등 품질을 앞세워 글로벌 칠러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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