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요청으로 공정위 심사 지연…총선 뒤에 발표 지시"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지난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추진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우려를 나타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양사 인수·합병은 최종 무산됐다.
인모 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실 행정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29일 열린 박 전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재판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인 전 행정관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으로부터 VIP(대통령)가 (CJ헬로비전) 합병을 우려하고 계신다'는 말을 들었느냐"는 검찰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안 전 수석을 통해 내려온 대통령 의견이 '합병반대', '불허'라는 취지"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
이후 김철주 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이 당시 합병을 심사하던 공정거래위원회의 사무처장을 청와대로 불러 자신이 동석한 자리에서 대통령 의견을 전달했고, 공정위는 7월 4일 '전면 불허' 취지로 결정했다고 인씨는 증언했다.
SK텔레콤은 공정위에 2015년 12월 CJ헬로비전과의 기업결합 허용을 요청했다. 공정위는 당시 '조건부 허용'으로 내부 검토를 진행했는데 최종 결정을 미루다 140일째 되던 날 '전면 불허'라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양사의 인수·합병이 무산된 이유가 SK그룹이 최씨가 실제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K스포츠재단의 투자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이라고 의심한다.
인 전 행정관은 공정위의 결정과 관련해 검찰 조사에서 '공정위에서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을 존중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그는 당시 이처럼 진술한 근거를 묻는 최씨 변호인의 질문에는 "대통령이 우려한다는 뜻은 합병에 반대한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대통령의 정무적 판단이 부당한 간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 전 행정관은 두 기업에 대한 공정위의 합병 심사가 지체된 것 역시 청와대 뜻이라는 증언도 내놨다.
그는 "안 전 수석이 공정위의 심사보고서 송부 시기를 4·13 총선 뒤로 늦추라고 지시했다"며 "'VIP께서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기다려달라'는 지시였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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