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여 공백 딛고 개인전 열어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강병석 교수의 오른손이 마비된 것은 2010년 겨울이었다. 오래도록 앓았던 목 디스크 탓이었다. 강 교수는 당시를 "작업은 고사하고 글을 쓰거나 논문에 사인하는 일, 심지어는 밥을 먹기도 힘들었다. 청력 잃은 베토벤의 처절함을 이해할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마비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한 때가 2013년이다. 주변의 격려에 다시 작업을 시작한 강 교수는 지난 4년간 모은 작품을 모아 개인전을 연다.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 사이갤러리에서 다음 달 3일 개막하는 '호접지몽' 전은 8월 정년 퇴임하는 강 교수의 정년전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 테마는 강 교수가 늘 강조하는 '경계에 서 있음'이다. 나비를 그 대상으로 택한 것도 장자(莊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처럼 "모든 것의 경계를 대변하는 재미있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강 교수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장자는 치우침 없는 경계에 있음으로써 창조적일 수 있다고 했다"면서 "삶도 그렇고, 작업도 예술과 상품의 경계에 있으면서 더 창조적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화투를 모티프로 작업했던 강 교수가 나비에 눈을 돌린 것은 2004년 즈음이다. 화투패 속 목단이 향기가 없는 꽃임에도 나비가 함께 그려진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그러다 '호접지몽'을 더 깊이 파고들게 됐고, 2006년부터 이를 주제로 작업을 해왔다.
전시에는 나비를 소재로 한 26점의 작품이 나온다.
수백 가닥의 연둣빛 햇살 속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하는 듯한 흥미로운 작품도 있다. 햇살처럼 보이는 것은 낚싯줄이다.
강 교수는 이번 전시를 위해 다채로운 색깔과 문양의 나비넥타이 300개도 준비했다. 그는 "정년전 성격이다 보니 학교를 떠나도 나를 잊지 말고 기억해달라는 뜻에서 하나씩 선물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7월 17일까지. 문의 ☎ 02-323-0308.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