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의 눈물] '오너 리스크'에 골병드는 가맹점…매출 최대 40% 급감

입력 2017-07-02 05:59  

[을의 눈물] '오너 리스크'에 골병드는 가맹점…매출 최대 40% 급감

가맹점 본사 오너 일탈에 애꿎은 점주들만 피해

(서울=연합뉴스) 정열 강종훈 정빛나 기자 = 프랜차이즈 본사 오너들의 개인적 일탈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추락은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본사 오너가 범죄나 윤리적 일탈을 저질러 브랜드 이미지가 나빠지면 적잖은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해당 업체 이용을 기피하거나 불매 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2일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이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의 카드매출액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본사 오너인 최호식 회장의 성추행 사건이 처음 보도된 지난달 5일 이후 열흘 동안 하루 매출이 전월 같은 요일의 평균매출 대비 최대 40%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는 전월 대비 약 30%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사건 발생 이틀 뒤부터 카드매출액이 전월 대비 30%가량씩 계속 줄었고, 주말 연휴에는 하락 폭이 20% 수준으로 완화됐지만, 월요일부터 다시 감소 폭이 커져 지난달 13일에는 40%에 달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최 회장의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자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부도덕한 기업인 호식이두마리치킨에 대한 불매 운동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불공정 행위나 회장의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가맹점 매출이 급감했다는 사실이 구체적 수치로 드러났다"며 "프랜차이즈 본사 잘못으로 가맹점주가 피해를 볼 경우 가맹점주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를 본사가 배상하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맹점의 피해가 커지자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지난달 19일 가맹점과 본사 간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창구인 상생협력위원회를 출범시켰다.

또 가맹점에 공급하는 원료용 고기 공급가격도 낮추기로 했다.

본사 차원에서 가맹점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라는 설명이지만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한층 구체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주는 "이번 사건으로 가맹점주들이 입은 막대한 피해를 보상하려면 추상적인 상생협력위원회 출범 같은 것보다는 한층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오너인 정우현 회장이 친인척 관련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는 방식으로 가맹점에 비싸게 치즈를 공급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검찰 수사를 받는 미스터피자 가맹점들도 비슷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정 회장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지난달 21일 이후 주요 가맹점들의 매출 하락 폭이 15∼20%에 달한다고 2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집계를 해보지는 않았지만 정 회장 사건이 보도된 이후 매출 하락 폭이 최대 20%에 달하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하락 폭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이 세간에 알려진 뒤에도 미스터피자 가맹점들은 브랜드 이미지 악화 등으로 매출이 30∼40%나 급감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김은경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장은 "이런 사건이 일어나면 아무래도 모바일 등을 통한 뉴스 소비가 많은 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대학가 등지 매장의 매출 하락 폭이 더 크게 나타난다"며 "오너 개인의 잘못으로 인한 피해가 애꿎은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는 오는 3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구체적 결론이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회장은 "일부 점주들 사이에서는 가맹본부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하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아직 구체적인 혐의가 확정된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다양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겠지만 뚜렷한 결론이 나올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호식이두마리치킨이나 미스터피자의 경우처럼 프랜차이즈 본사 오너의 범죄나 도덕적 일탈로 가맹점에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본사에서 매출 피해를 보상해주는 등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는 "오너의 개인적 일탈로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돼 가맹점이 피해를 볼 경우 본사가 이를 보상해주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며 "생색이나 시늉만 내는 상생협력 제스처로는 근본적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passi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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