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콴유家 '형제의난' 의회로…리셴룽 "형제들 거짓…소송 안해"

입력 2017-07-03 16:55  

리콴유家 '형제의난' 의회로…리셴룽 "형제들 거짓…소송 안해"

"리콴유 전 총리, 여론 감안해 자택 유지 제안 수용"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싱가포르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리콴유(李光耀 2015년 사망) 전 총리의 유산을 둘러싼 자녀들의 갈등이 결국 의회에서 다뤄졌다.

장남인 리셴룽(李顯龍·65) 총리는 3일 의회에 출석해 동생들과의 불화에 대해 국민에게 깊은 유감과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자택을 허물어 버리라는 아버지의 유언을 어긴 채 이를 정치적 도구로 활용한다는 동생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리 총리는 "그들은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으로 싱가포르의 명성에 흠집을 냈고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많은 국민이 이번일로 화가 났다는 것을 안다. 조속히 논란이 마무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총리로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부모가 살아계셨다면 수치심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고통스럽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리콴유 전 총리는 자신이 살던 옥슬리가 38번지의 자택을 사후에 허물어 버리라는 뜻을 유언장에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는 2011년에 발간된 저서에서도 이런 뜻을 밝혔다.

그의 차남인 리셴양(李顯陽·60) 싱가포르 민간항공국 이사회 의장과 장녀인 리웨이링(李瑋玲·62) 싱가포르 국립 뇌신경의학원 원장은 이를 근거로 자택을 허물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부친이 생존했을 당시인 지난 2011년 자택을 허물지 말고 수리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인 적이 있다"며 "아버지의 책이 출간된 이후에 (자택을 허물지 말라는) 강력한 여론이 있었다. 많은 국민이 아버지의 뜻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그해 신문 편집인들에게 이에 관한 의견을 물었고 보존하자는 쪽의 의견이 우세했으며, 결국 리콴유 전 총리가 계속되는 논란 끝에 허물지 말자는 쪽을 택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리 총리는 이번 갈등을 이유로, 동생들에게 법적 대응을 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리 총리는 "아주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나는 벌써 소송을 제기했겠지만 그런 행동은 부모의 이름만 더 욕되게 할 것"이라며 "따라서 법정에서 이 문제로 다투는 것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콴유 전 총리는 싱가포르가 영국 식민지배를 받던 1959년 자치정부 시절부터 독립 이후 1990년까지 총리를 지내면서, 싱가포르를 동남아시아 부국으로 건설했다는 평가와 함께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

그의 장남인 리셴룽은 2004년 총리에 취임 이후 강력한 리더십으로, 아버지만큼은 아니지만 지난 10여 년간 국정을 무난하게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형제들과의 사이가 벌어지면서 명성에 적잖은 타격을 받았다.

특히 동생들은 리 총리가 아버지를 우상화해 '리콴유 왕조'를 만들고, 아들인 리홍이(李鴻毅·30)에게 권좌를 넘겨주려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후 리 총리는 남동생의 부인인 리수엣펀(59) 변호사가 아버지의 유언장 작성 과정에 개입했으며, 이 과정에서 집을 헐어버리라는 유언 내용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동생인 리셴양은 형수이자 국부펀드 테마섹의 최고경영자인 호칭(何晶·64)이 리콴유의 문서를 임의로 가져갔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등 형제들간의 폭로전이 끊이지 않았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