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개통식 축소한다더니 인기 가수 불러 '빈축'

입력 2017-07-05 07:00  

고속도로 개통식 축소한다더니 인기 가수 불러 '빈축'

비싼 통행료 반발에 개통식은 '쉬쉬', 가수 공연은 강행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대우건설이 주도하는 서울북부고속도로가 대폭 축소했다던 개통식에 인기 가수를 초청해 축하공연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5일 경기북부지역 지자체 등에 따르면 서울북부고속도로는 구리∼포천 고속도로 개통 전날인 지난달 29일 의정부휴게소에서 개통식을 열었다.

이날 개통식은 지자체와 주민들을 초청하지 않은 채 비공개로 진행됐고 직원들은 행사장 입구에서 허가되지 않은 외부 차량의 진입을 통제했다.

당시 고속도로 측은 "통행료가 비싸다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많은 돈을 쓸 수 없어 개통식을 대폭 축소하고 비공개 자축 행사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최근 민자도로들이 모두 개통식을 축소하는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주민을 위한 도로라며 개설 필요성을 강조해 놓고 정작 개통식은 주민을 배제한 채 한 셈이다.

그러면서 행사장 안에서는 이른바 'A급'으로 분류되는 인기 가수 '에일리'가 섭외돼 축하 공연을 펼쳤다. A급 가수는 행사 출연료가 수천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개통식은 VIP 환담, 주요 내빈 소개, 경과보고, 환영사, 축사, 개통기념 퍼포먼스, 시승행사 등이 진행, 성대하게 치러질 예정이었다.

구리∼포천 고속도로는 3조원 가까이 투입돼 15년 만에 개통된 숙원 도로인 데다 경기북부를 남∼북으로 잇는 첫 고속도로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고속도로 때문에 100년 된 마을이 양분되고 공사 기간 먼지와 소음, 안전사고 우려 등으로 주민들이 고통받은 만큼 위로와 축하가 필요했다.

이에 고속도로 측은 노선이 지나는 구리·남양주·의정부·포천시장을 비롯한 주민, 관련 기관 등을 개통식에 초청했다.

개통식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포천시는 보도자료를 내 "통행요금이 비싸게 책정됐다"며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여론이 안좋게 돌아가자 고속도로 측은 이날 초청한 지자체 등에 전화해 개통식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자축행사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양해를 당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주민들의 집단행동을 피하려 아예 개통식 입장을 차단하고 비공개 행사로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했다.

구리∼포천 고속도로 통행료는 최장구간인 44.6㎞를 이용할 때 3천800원으로 ㎞당 85.2원이다.

애초 한국도로공사 운영 고속도로와 같은 수준인 1.02배로 협의가 이뤄졌으나 개통 직전 슬그머니 1.2배로 책정됐다.

이에 고속도로 시점과 종점이 있는 포천시와 구리시는 국토교통부에 공문을 보내 통행료 인하를 요구했으며 대규모 집회 등도 예고했다. 이 고속도로가 지나는 의정부·남양주·양주시도 동참하기로 하는 등 통행료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북부고속도로 관계자는 "공사에 참여한 업체와 직원들도 그동안 많이 고생했기 때문에 위로하고자 인기 가수를 불렀다"며 "고속도로 홍보업체와 가수 기획사가 친분이 있어 출연료가 저렴했다"고 해명했다.

ky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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