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기획 전 대표, 최순실 재판에 증인 출석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이른바 '고영태 녹음파일' 소유자이자 고씨의 측근인 고원기획 전 대표 김수현씨가 "남자들끼리 허풍으로 한 이야기"라며 파일 속 내용이 사실과 다르고, '국정농단 기획폭로'를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반면 최순실씨 측은 이 같은 증언을 믿기 어렵다고 반박하며 고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친분을 알고 이를 이용해 이익을 취하려다가 실패하자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웠다고 맞받았다.
김씨는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과장과 허풍을 섞어 남자들끼리 한 얘기가 그대로 (언론에) 나와서 물의를 일으켰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고영태씨와 사익을 위해 정치권과 결탁해서 국정농단 사건을 조작해 만들어냈나"라는 검찰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고씨와 김씨가 '최순실 게이트'를 터뜨린다고 협박했다는 최씨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그는 "그런 얘기들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며 "고씨와 주변 사람들이 허풍이 세고 나도 조금 편승해서 얘기했기 때문에 (대화가)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전 더블루K 부장 류상영씨가 '벨(김종 전 문체부 차관) 포지션에 들어갔으면 엄청났을 텐데 우리는 영태(고영태) 포지션'이라며 '이익을 챙기지 못했다'는 식으로 말한 의심을 받는 부분에 대해선 김씨는 "류씨 생각"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씨는 최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친분을 몰랐으며 최씨가 미르·K스포츠재단을 설립하도록 주도하고 장악했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최씨 측은 '고영태 녹음파일' 속 대화를 근거로 고씨와 김씨 등이 국정농단 사태를 조작해서 폭로했다고 주장했다. 한때 최씨 측근이었던 고씨가 재단을 차지하려고 최씨를 궁지에 몰아넣었다는 취지다.
최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고씨의 여러 정황이나 행적을 보면 최씨를 잘 모른다면서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고 단정하고 이익을 노렸다"며 "일이 터지니까 고씨가 최씨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씌운 것이 이 사건의 진상"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고씨는 2월 증인으로 출석해 "김씨와 농담 식으로 한 얘기"라며 재단 장악 의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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