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연봉은 비밀"…대표제약사 4곳 사주 모두 미등기임원

입력 2017-07-07 07:00   수정 2017-07-07 08:21

"회장님 연봉은 비밀"…대표제약사 4곳 사주 모두 미등기임원

녹십자·종근당·한미약품·제일약품 회장 4년째 공개의무서 빠져

법시행전 등기임원 자리 내놔…"연봉공개 피하려는 꼼수" 지적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국내 대표 제약사 4곳의 오너 회장들이 등기 임원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등기 임원이 아니면 현행법상 연봉공개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 오너 회장들은 묘하게도 관련법이 시행된 2013년을 전후로 미등기임원으로 스스로 자리를 낮춰 자신의 연봉공개를 피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출 상위 10대 제약사 중 허일섭 녹십자[006280] 회장, 임성기 한미약품[128940] 회장, 이장한 종근당[185750] 회장, 한승수 제일약품 회장 등 4개사는 회장이 미등기임원이다.

이 중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과 이장한 종근당 회장은 각각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와 종근당홀딩스에서도 미등기임원으로 회장직을 겸하고 있다.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현재 연간 5억원 이상의 보수를 받는 상장사 등기임원은 의무적으로 보수를 공개하게 돼 있는데 미등기임원일 경우 대상에서 제외된다.

허일섭 녹십자 회장,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2013년까지는 등기임원이었으나 이후 미등기임원으로 바뀌었다. 2013년 사업보고서 기준 허 회장은 녹십자에서 6억1천100만원을, 임 회장은 8억4천600만원을 받았다. 이후 지금까지 받은 보수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장한 회장은 2013년까지 종근당홀딩스의 등기임원이었으나 2014년 사업보고서부터 미등기임원으로 돼 있다. 이장한 회장의 연봉은 등기임원인 2013년 당시 11억5천만원이다. 종근당은 2013년 분할로 생긴 새로운 사업회사다.

이들 제약사의 한 관계자는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것은 오래전의 의사결정"이라며 "지주사 전환을 하면서 경영일선에 있는 등기임원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측면도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제약업계에서는 오너가 미등기임원으로 물러난 것과 관련, 오너 일가에서 보수공개를 탐탁지 않아 하기 때문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른 업종에 비해 오너 일가의 지배력과 영향력이 강한 제약업종의 특성을 감안하면 보수공개는 회사 안팎에서 예민할 수밖에 없고 드러나기 꺼릴만한 문제"라고 말했다.

녹십자와 한미약품처럼 회장이 미등기임원인 대신 경영 일선에 나선 사주 일가가 등기임원으로 올라간 경우도 있다. 허일섭 회장의 조카인 허은철 녹십자 사장, 임성기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사장은 각각 등기임원이다.

제일약품은 한승수 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 고(故) 한원석 회장의 손자인 한상철 부사장이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렸다.

10대 제약사 중 동아에스티에는 대표이사 회장이 없고, 오너 일가 출신인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 회장이 등기임원으로 등록돼있으나 비상무이사다. 동아에스티[170900]는 강수형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이러한 일부 사주의 연봉공개 기피현상으로 자본시장법이 개정돼 내년부터는 임원의 등기 여부와 관계없이 각 기업은 보수총액 상위 5명의 보수를 사업보고서에 공시해야 한다. 이들 제약사 사주일가들의 연봉이 이번에 공개될지 주목된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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