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릴케의 베네치아 여행

입력 2017-07-07 16:03  

[신간] 릴케의 베네치아 여행

액스·급소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릴케의 베네치아 여행 =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1875∼1926)의 발자취를 따라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둘러본다.

"언제부턴가 나는 스치는 눈길에라도 베네치아라는 단어가 언뜻 나타나지 않으면 그 어떤 신문이나 책도 읽을 수가 없게 되었소. 어디를 보든 마지막 순간에는 내 눈에 베네치아라는 단어가 만들어지게 된다오."

릴케는 1897년부터 1920년 사이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10여 번 방문했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몇 달씩 머물며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나중에는 미로 같은 베네치아의 골목에서 길 안내를 해줄 정도였다.

릴케 전문가인 저자 비르기트 하우스테트는 릴케의 일기와 편지, 작품에 언급된 묘사 등을 토대로 릴케의 베네치아 여행을 재구성한다. 릴케가 좋아한 성당과 궁전, 미술관과 박물관은 물론 그가 만나고 사랑한 여성들과의 일화도 소개한다. 릴케는 곤돌라에 무릎을 꿇은 채 미미 로마넬리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열일곱 살 많은 여배우 엘레오노라 두제에게 열광했다.

열림원. 황승환 옮김. 336쪽. 1만6천원.





▲ 액스 = 미국 추리소설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1933∼2008)가 1997년 발표한 장편소설.

23년간 제지회사에서 일해온 버크 데보레는 미국 전역에 불어닥친 인원감축 바람을 피하지 못하고 정리해고된다. 재취업을 위해 원서를 내보지만 받아주는 곳은 없다. 초조해진 그는 경쟁자들을 제거할 계획을 세운다. 가짜 구인광고를 내고 경쟁자들의 이력서를 받아본다. 자기보다 더 능력 있고 젊고 잘 생긴 여섯 명을 추려낸다.

그의 적은 다른 구직자들이 아닌 기업과 주주였다. 평범한 중산층 남자가 살인마로 변모한다는 도발적 설정으로 오늘날 자본주의의 어두운 면을 들춰낸다. 박찬욱 감독이 '가장 영화로 만들고 싶은 원작소설'로 꼽은 작품.

오픈하우스. 최필원 옮김. 340쪽. 1만3천원.







▲ 급소 = 2013년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작가 김덕희(38)의 첫 소설집. 단편소설 9편에는 대개 설 땅을 찾지 못해 어딘가에 안착하려고 발버둥 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표제작 '급소'는 작가의 세계관이 응축된 작품이다. 발은 수달, 꼬리는 쥐를 닮은 늪돼지들이 출현해 강 주변 습지 생태계를 장악한다. 포상제가 도입되자 인간 사냥꾼들이 나타나는데 이들도 최상위 포식자는 아니다. 사냥꾼들의 수확물을 갈취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관리와 경찰들.

문학평론가 김형중은 김덕희를 비롯한 일군의 신예 작가들이 '세계'나 '사회' 대신 '생태계' 혹은 '서식지'를 배경으로 삼는다며 이들이 공유하는 시대감각을 '새로운 자연주의', '새로운 신경향파'라고 불렀다.

문학과지성사. 316쪽. 1만3천원.

dad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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