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가능한 벌칙조항 적어…"대부분 정보공개서 미제공 등 경미 사안"
가맹사업법부터 전속고발권 단계적 폐지 지적도
(세종=연합뉴스) 민경락 기자 = 최근 3년간 공정거래위원회가 소위 가맹본부의 '갑질'을 조사해 검찰에 고발 조치한 사건은 단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맹점주를 타깃으로 한 미스터피자의 보복 출점 등 가맹본부의 횡포가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면서 가맹사업법의 형사처벌 조항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공정위가 처리한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는 총 407건으로 이 중 190건이 경고 이상의 조치를 받았다.
이중 과태료가 108건으로 가장 많았고 경고(42건), 시정명령(40건)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형사 처분 중 하나인 고발 결정이 내려진 사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과징금 제재는 지난해 12월 화장품 제조업체 토니모리에 시정명령과 함께 내려진 결정이 유일하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12월 판촉비 부담 조건, 영업지역 등 계약 조건을 일방적으로 가맹점에 불리하게 변경했다가 10억7천9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
공정위가 가맹사업법 위반행위에 대해 고발 결정을 내리는 경우는 많지 않다.
2012∼2016년까지 처리된 가맹사업법 위반사건 1천415건 중 고발 처분은 2012년, 2013년에 각각 한 건씩 총 2건이었다.
같은 기간 과징금 처분도 2013년 1건, 2014년 2건, 2015년 3건, 2016년 1건 등 총 7건에 불과했다.
지난해 공정위가 처리한 사건 3천885건 중 고발 57건(1.47%), 과징금 111건(2.9%)을 처분한 점에 비춰보면 가맹사업법 위반에 대한 고발·과징금 제재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는 법 위반행위의 대다수가 정보공개서 미제공 등 상대적으로 경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사업법 위반에 부과되는 과징금은 관련 매출액을 기준으로 상한을 설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다른 불공정행위에 부과되는 과징금보다 더 무거운 편이다"고 말했다.
가맹사업법상 검찰에 고발할 수 있는 대상이 공정거래법에 비해 적어 다른 법 위반행위에 비해 고발 처분이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가맹사업법은 형사처벌이 가능한 행위를 허위·과장 정보제공행위, 시정명령 불이행 등 4개 행위 유형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비해 공정거래법은 무려 4개 조항에 걸쳐 약 20개 유형의 불법 행위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지난 6일 미스터피자 가맹점주에 대한 갑질 논란 등으로 구속 수감된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고발 재량을 확대하기 위해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경쟁법에 형사처벌 조항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형사처벌은 불법 행위를 실제 했는지 등 특정 행위의 유무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하지만 경쟁법은 특정 행위가 시장의 정상적인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를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만큼 징역 등 직접적인 물리적 처벌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공정거래법 이후 제정된 가맹사업법, 대규모유통업법 등이 상대적으로 벌칙 조항이 적은 것도 경쟁법 학계의 이 같은 일반적인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가맹사업법상 형사처벌 조항을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면 가맹사업법부터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단계적으로 폐지해 최근 늘고 있는 가맹본부의 '갑질'에 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취임 인터뷰에서 경쟁 제한성 분석이 필요 없거나 덜 중요한 법률부터 전속고발권을 폐지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제사건의 경우 형사처벌보다 오히려 거액의 과징금 처분이 더 무거운 제재일 수 있다"라며 "경쟁법에 규정된 벌칙 조항을 줄이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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