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선거참패 'G20 외교'로 만회하려 했지만…득보다는 실?

입력 2017-07-09 10:23  

아베, 선거참패 'G20 외교'로 만회하려 했지만…득보다는 실?

美, 무역적자 거론…中 "관계개선 행동으로"…러 '공동경제활동' 난제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최근 도쿄도 의회 선거참패로 입지가 좁아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선거 다음 날 우울한 분위기의 집권 자민당 임시 간부회의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외교활동을 전개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당 내부에서 책임론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외교에서 성과를 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지난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한 아베 총리가 정상회의에서 오히려 여러 과제를 안게 됐다는 관측이 일본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다.

아베 총리는 특히 미·중과의 회담에선 상대국 정상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시정 요구를 듣거나 '문제'를 지적받아야 했다.



◇ 시진핑 주석 숙박호텔서 정상회담…미소 없는 악수




일 중 정상회담 장소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숙박하는 호텔이었다. 그나마 중국 측은 이전과는 달리 회담 장소에 양국 대형 국기를 배치했으며 이어폰을 제공하는 동시통역도 제공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이 신문은 회담 전 약 10초간 시 주석과 아베 총리가 악수했지만 환한 미소는 볼 수 없었다고 묘사했다.

아베 총리는 우에노(上野)동물원에서 최근 태어난 판다 얘기를 꺼내며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하려 했지만 시 주석은 "일본이 양국관계 개선의 염원을 정책과 행동에서 더 많이 보여주기를 원한다"고 쏘아붙였다.

일본과 갈등을 겪는 역사와 대만 문제에 대해선 "타협하지 않고 조금도 물러설 수 없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일본이 올 초 대만 내 창구역할을 하는 '교류협회' 명칭을 '일본대만교류협회'로 바꾸자 중국에선 불만이 팽배했다.

아베 총리는 북한 문제와 관련, 중국에 추가 역할을 요구했지만 시 주석은 "중국은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고 되받아쳤다.

양국이 영유권 분쟁을 빚는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문제에 대해서도 평행선을 달렸다.

아베 총리가 시 주석에게 정상 간 상호방문을 제안하자 시 주석은 머리를 끄덕이며 들었지만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 시기를 포함해 구체적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 찰떡궁합 트럼프, 이번엔 "대일무역 적자" 압박…러시아와는 동상이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분간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에게 "(미국에는) 대일 무역적자라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상호 시장 접근의 중요성"을 거론, 시장 개방을 강조해 향후 경제 분야에서 대일 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 언론은 트럼프의 발언은 자동차 분야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무역 마찰이 재연될 가능성을 거론했다.

일본은 최근 유럽연합(EU)과 경제연대협정(EPA) 협상을 사실상 타결, EU의 일본 자동차 수입 관세(10%)는 협정 발효 7년 후 철폐된다. 이에 대해 미국 자동차 산업계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양국 정상은 그간 찰떡 공조를 과시했지만, 이번에는 미국 측이 회담 시간을 확보할 수 없다며 지난 3일 전화회담으로 대체하려다 뒤늦게 조정한 것으로 앞서 보도되기도 했다.

아베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선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에서의 공동경제활동을 추진하고자 협의를 가속하기로 하고 8월 하순 차관급 논의를 하기로 했다.

일본은 쿠릴 4개 섬의 반환을 기대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렇게 우호적이지 않다. 러시아가 최근 해당 해역을 독자적 경제특구로 지정키로 한 가운데 아베 총리는 회담에서 이를 우려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는 개발자금을 원하는 러시아와 현지에서 주권을 가질 수 있는 특별한 제도를 기대하는 일본 간의 '동상이몽'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일본 언론은 자민당의 참패는 '지구본 외교'를 내건 아베 정권의 외교정책에도 그림자를 지울 것이라며 선거참패로 아베 총리가 외교 전선에서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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