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의 여름] ③ 폭염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역발상 마케팅 톡톡

입력 2017-07-12 07:01   수정 2017-07-12 08:16

[대프리카의 여름] ③ 폭염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역발상 마케팅 톡톡

오싹한 공포 느끼고 방방 뛰며 여름 난다…치맥에 호러연극, 물총 싸움까지

내일로 티켓 있으면 할인…더위 관광자원화, 작년 치맥축제 외국인 7만여명 찾아




(대구=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서울에 사는 대학생 한소원(21)씨는 이달에 친구들과 함께 대구에 갈 예정이다.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던 대구치맥페스티벌(19∼23일)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한씨는 "다른 곳에도 비슷한 행사를 하고 서울에서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는 것이 치킨과 맥주지만 치맥페스티벌이라고 하면 대구가 원조 아니냐"며 "친구들도 가고 싶다고 해서 함께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 '치맥성지'는 누가 뭐라고 해도 대구

치맥축제는 2013년 소박하게 시작했다.

대구에 뿌리를 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많고 치킨과 맥주를 함께 곁들여 먹을 때가 많다는 점에 착안한 한국식품발전협회가 개최했다.




이 축제는 첫해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다른 곳에서 이를 본뜬 행사를 만들었을 정도다.

그러나 아무래도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상당수가 대구에 뿌리를 두고 있어 다른 지역 치맥축제보다 훨씬 알차다는 평이 나온다.

더구나 치맥축제가 열리는 시기가 해마다 7월이어서 더 눈길을 끈다.

가슴 속까지 시원한 맥주로 더위를 날리고 맥주로 입맛을 돋우면 대구가 폭염 도시란 걸 잊을 수 있다.

이 맛에 끌려 전국에서 몰리는 관광객 덕분에 치맥축제는 불과 5회째임에도 대구 여름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해는 두류공원,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 이월드,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에서 열린다.

국내 7개 수제맥주업체와 17개 세계 맥주 브랜드가 참여해 특색 있는 맥주를 선보인다.

치킨 업체는 70여곳이 대표 메뉴를 내놓는다.

개그맨 조세호, 가수 정준영, 그룹 마마무 문별, 모델 주유재는 치맥축제를 즐기는 법을 디지털 예능프로그램으로 담아 오는 13일 페이스북, 유튜브, 판도라 등에서 공개한다.

마마무, 울랄라세션, 하하, 스컬, 지조 등 가수 공연도 즐길 수 있다.





◇ 오싹한 공포 느끼고 싶다…방방 뛰면서 여름을 나자

여름에 대구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은 치맥축제뿐만 아니다.

대구연극협회는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대구 시내 소극장과 대구스타디움 시민광장 등에서 '14회 대구국제호러연극제'를 한다.

보는 사람을 오싹하게 만드는 납량특집 드라마, 공포영화는 여름 단골 메뉴다.

여기에 착안해 공포연극으로 더위를 잠시 식히자는 것이 호러연극제 취지다.

대구 7개 극단과 국내 다른 지역 17개 극단, 외국 4개 극단이 참가한다.

연극 공연에 거리 공연, 호러 가상현실체험관, 유령의 집까지 다양한 체험거리를 준비했다.

좀비 분장을 하고 뛰어다니며 공포감을 즐기는 좀비런도 마련한다.

공포를 즐길 준비가 된 사람이라면 달려갈 일이다.

방방 뛰면서 여름을 나고 싶다면 대구워터페스티벌을 놓치면 안 된다.

오는 30일 대구 북성로 공구골목 일대에서 열리는 이 축제는 한마디로 도심에서 즐기는 물총 싸움이다.

아는 사람이 아니어도 얼마든지 상대방을 향해 물총을 쏠 수 있다.

이때가 아니라면 언제 모르는 사람에게 물총을 마음대로 쏠 수 있을 것인가.

물총을 쏘다가 보면 어느새 여름이 저 멀리 사라지고 없다.

옷이 물에 젖는 것이 싫다면 애초 근처에도 가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얼마든지 젖을 각오가 됐다면 물총을 들고 행사장으로 가면 된다.


◇ 내일로 티켓 있으면 할인…더위 관광자원화 눈길

대구는 아프리카만큼이나 덥다고 해서 '대프리카'란 별칭이 붙었다.

대구시민은 더위만큼은 다른 지역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이른바 '더부심'을 내세운다.

대구에 가서 주변 대구 사람에게 "왜 대구가 이렇게 더우냐"고 물어보면 "이 정도면 시원한 편이다"란 답이 나온다.

자신이 겪은 더 더운 날과 비교해 말하기 좋아해서다.

그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

대구시민이 꼬장꼬장한 더부심을 지니고 있다는 것만 알면 된다.

그래도 열대야에 잠 못 이루고 무더위에 힘겨워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마냥 실내에서 에어컨이나 선풍기만 껴안고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나온 것이 치맥축제, 호러연극제, 워터페스티벌 등이다.

이런 축제나 행사는 대구 무더위를 역발상 마케팅으로 관광 자원화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치맥축제는 지난해 110만여명이 찾아 전년보다 25%가량 늘었다.

외국인 관람객도 7만여명에 이르러 세계 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틀이 됐다.

축제 기간에 닭 40여만마리(60억원 상당), 맥주 30여만ℓ(18억원 상당)를 소비했다.

2008년부터 3년간 대구 들안길에선 아예 폭염을 이름에 넣은 대구폭염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대구시는 대프리카 여름을 즐길 관광객을 끌고자 '내일로' 티켓을 지닌 사람에게 숙박·먹거리·유료관광시설 100여곳에서 할인해준다.

내일로는 여름과 겨울에 만 29세 이하를 대상으로 코레일이 파는 자유열차 이용 티켓이다.

티켓 소지자는 평화시장 닭똥집골목, 안지랑곱창골목 등 대구를 대표하는 음식테마거리에선 10% 할인 혜택을 받는다.

시티투어를 타면 40%, 스파밸리 워터파크에 가면 40% 할인받을 수 있다.

정수동 대구시 축제진흥팀 주무관은 "여름에 대구 곳곳에서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한 만큼 많은 관광객이 찾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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