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내통' 트럼프 장남 이메일 공개 '승부수'…역풍 휘말려

입력 2017-07-12 05:27   수정 2017-07-12 07:26

'러 내통' 트럼프 장남 이메일 공개 '승부수'…역풍 휘말려

美공화 의원들 "충격적이다…러 변호사 만남은 해서는 안 되는 큰일"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러시아 측 인사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12일(현지시간) 러시아 내통 의혹을 해소하겠다며 '이메일 공개'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오히려 더 강력한 역풍에 휘말리고 말았다.

미 언론은 이메일 내용이 오히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정황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도 "충격적"이라며 등을 돌렸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낮 푸틴 러시아 정부와 가까운 러시아인 변호사와 만나기 전, 회동을 주선한 인사와 자신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했다.

회동 주선자인 러시아 팝스타 에민 아갈라로프의 대리인 로브 골드스톤은 이메일에서 러시아 변호사가 "매우 민감한 고급 정보", "힐러리(클린턴), 힐러리와 러시아의 거래를 유죄로 만들 공식적인 문서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이는 "트럼프 후보에 대한 러시아와 러시아 정부 지원의 일부"라고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투명하게 대응하겠다"는 취지라고 이메일 공개 이유를 설명했지만, 그는 오히려 '혹'을 붙인 모양새가 되고 말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뉴스'라며 몰아세우는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CNN방송 등 미 주류 언론들은 해당 이메일이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을 입증하는 증거가 됐다고 일제히 입을 모았다.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도 크게 동요했다.

공화당 중진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메일은 충격적이며 매우 문제가 많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선거운동을 하면 선거를 돕겠다는 외국 정부의 제안을 받게 된다. 그러나 (그에 대한) 대답은 노(no)이다"라고도 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주니어 등이 만난 러시아인 변호사가 '(힐러리에게 타격을 주거나 민감한 정보는) 전혀 모른다"고 말한 것도 이상하긴 마찬가지다. 사실에 대한 트럼프 주니어의 생각이 뭔지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그가 증언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의회 증언을 요구했다.

같은 당의 리 젤딘(뉴욕) 하원의원은 불과 반나절 만에 등을 돌리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그는 이메일 공개 전인 이날 오전 CNN방송에 직접 출연해 트럼프 주니어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핵심 요소들이 빠져 있다. '햄버거'가 아니라 '조미료'일 뿐"이라며 "러시아 변호사와 만난 것이 범죄가 되려면 더 많은 다른 요소들이 필요하다"고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젤딘 의원은 "트럼프 주니어는 러시아인이든, 스페인이든, 백인이든, 흑인이든, 유대인이든, 기독교인이든 상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가 정보 출처에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러시아 측의 트럼프 후보 지원 의도가 담긴 이메일이 공개되자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주니어가 내놓은 이메일은 어제나 그 전에 나왔던 이야기들과는 모순되는 내용이다. 같은 것이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또 "나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이 성공하길 바라며 투표했다. 그러나 (트럼프 주니어와 러시아 변호사 간) 그 만남은 해서는 안 되는 큰일(big no-no)이었다"라고 비판했다.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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