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사람과 지내다 자연방류…제돌이 이후 세 번째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대공원에서 살던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이달 18일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간다.
7월 18일은 제돌이와 춘삼이가 2013년 자연 방류된 바로 그 날이다. 그로부터 4년이 흐른 뒤 같은 날에 또 다른 돌고래들이 자연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13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제주 함덕리 앞바다 가두리에서 자연적응 훈련을 받아온 금등이와 대포가 훈련 2개월 만에 방류된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돌고래들의 컨디션과 날씨에만 이상이 없다면 이달 18일에 방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금등이와 대포는 건강한 상태라고 한다. 이들은 고등어, 오징어, 광어 등 살아있는 생선을 잡아먹으면서 야생성을 키우고, 파도·수온·바람에 적응하는 훈련 과정을 거쳤다.
제주 함덕 해역은 남방큰돌고래 무리가 자주 지나는 길목으로, 최적의 자연적응 훈련 장소로 꼽힌다. 두 돌고래는 이곳에서 야생 돌고래와 교류하는 등 자연의 바다로 돌아갈 준비를 해왔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와 서울대공원 등에서 파견한 수의사, 고래생태 연구자 등이 교대로 돌고래들의 건강과 적응 상태를 관찰해왔다.
두 돌고래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건 1997∼1998년 불법포획된 이후 20년 만이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연안에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이곳에 100여 마리가 서식한다.
제주 한경면 금등리와 서귀포 중문면 대포리에서 어업용 그물에 걸린 돌고래들은 포획된 곳 이름을 따 각각 금등·대포가 됐다.
두 돌고래는 불법포획된 뒤 제주지역 돌고래 전시·공연업체로 넘겨졌고 이후 금등이가 1999년, 대포는 2002년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다.
수족관에서 살던 남방큰돌고래가 방류되는 것은 이번에 세 번째다.
서울대공원은 2013년 제돌·춘삼·삼팔이를 방류했고 2년 뒤인 2015년 7월에는 태산이와 복순이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자연 방류의 시발점이 된 제돌이는 2009년 포획된 뒤 제주 퍼시픽랜드와 서울대공원에서 공연에 동원된 돌고래다.
불법포획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돌고래쇼 중단과 자연방류를 촉구하는 여론이 높아졌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서 방류를 결정했다.
시민 요구로 돌고래를 바다에 돌려보낸 것은 아시아는 물론 세계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방류를 앞두고 가장 큰 걱정거리는 금등이·대포가 수족관에서 지낸 기간이 너무 길지 않았나 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20년간 사람과 지냈기 때문에 3∼6년간 공연에 동원되다 자연으로 돌아간 제돌·춘삼이 등 다른 돌고래들과 상황이 다르다.
나이도 20대 중반으로 많은 편이다. 사람의 나이로 환산하면 50세가량이다.
그러나 적응을 잘해 예정된 시기에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가두리에서 벗어난 금등이·대포가 푸른 바닷물 속으로 헤엄쳐가는 뒷모습을 볼 날까지 이제 닷새가 남았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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