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테니스 1위 머리, '코트의 페미니스트'로 주목

입력 2017-07-13 09:45  

세계 테니스 1위 머리, '코트의 페미니스트'로 주목

BBC "머리, 일상적인 성차별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남자 선수죠(male player)."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앤디 머리(영국)가 이 한마디 말로 "테니스 코트의 페미니스트"라는 찬사를 받았다.

머리는 12일(현지시간)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8강에서 샘 퀘리(미국)에게 2-3으로 역전패해 탈락했다.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던 머리는 고배를 마신 반면, 퀘리는 2009년 앤디 로딕 이후 미국 남자 선수로는 처음으로 윔블던 4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는 머리에게 "퀘리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한 선수(first American player)"라고 운을 뗐다.

질문을 듣고 있던 머리는 곧바로 말을 끊고 "남자 선수"라고 정정했다.

이를 두고 영국 BBC는 기자의 질문을 '일상적인 성차별(casual sexism)'로 규정했다.

BBC는 "머리가 기자에게 남자 선수만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려줬다. 미국 여자 선수는 테니스에서 (남자보다) 훨씬 큰 성공을 거뒀다"면서 "머리가 일상적인 성차별을 지적한 것을 두고 소셜 미디어에서 박수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머리의 어머니이자 테니스 명 코치인 주디 머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얘가 내 아들이에요(That's my boy)"이라며 자랑스러했다.

과거 피트 샘프러스, 앤드리 애거시, 로딕 등 세계 정상급 미국 남자 선수가 세계 테니스계를 호령하던 때도 있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유럽 출신인 이른바 '빅 4'가 득세하면서, 미국 출신 남자 선수들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다.

그러나 여자 선수는 다르다. 30대 중후반에 접어든 '윌리엄스 자매'가 여전히 여자 테니스계를 주름잡고 있다. 여자 테니스계 '절대 강자' 동생 세리나는 임신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언니 비너스는 이미 4강에 진출해 통산 6번째 윔블던 우승을 노리고 있다.

2009년 이후 미국 출신 여자 선수가 4대 메이저대회 4강 이상 오른 건 28차례라 된다.

워싱턴포스트는 머리를 '페미니스트 윔블던 챔피언'이라고 표현하며 과거 그의 발언을 소개했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가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보다 투어대회 우승상금을 더 받는 게 정당하다"고 말해 논란에 휩싸이자 머리는 "관중들은 이제 여자 선수를 보기 위해 코트를 찾는다. 남자와 여자는 100% 공평하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머리는 이번 대회 센터 코트와 1번 코트에서 남자 선수 위주로 경기가 편성되는 것에 대해서도 "2경기씩 배치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주장했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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