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불교도, 인권점검 이양희에 '남북화해나 해라" 막말

입력 2017-07-13 10:36  

미얀마 불교도, 인권점검 이양희에 '남북화해나 해라" 막말

인권단체, 인종청소 조사 거부 미얀마에 '북한같은 불량국가'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양희는 계속 우리를 모욕했다. 당장 꺼져라. 남북화해나 신경 써라"

미얀마의 극우성향 불교도들이 차별받는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인권 상황 점검을 위해 서부 라카인주(州)를 방문한 이양희(61, 성균관대 교수)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을 향해 막말을 쏟아내며 극도의 반감을 드러냈다.

1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6번째 미얀마 방문 일정을 시작한 이 보고관은 전날 로힝야족 인권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라카인주 주도 시트웨에 도착했다.

시트웨 공항에서 이 보고관을 맞은 것은 200여 명의 시위대다.

시위대는 그동안 다섯 차례 미얀마를 방문한 이 보고관이 보고서를 통해 차별받는 로힝야족의 실상과 이를 묵인하는 미얀마 정부를 비판하는데 대해 극도의 반감을 드러냈다.






이 보고관의 보고서는 지난 3월 유엔인권이사회가 로힝야족 인종청소 의혹을 규명할 국제조사단을 구성키로 한데 큰 영향을 미쳤다.

시위를 주도한 라카인불교도회 지도자 탄 툰은 "그녀는 이곳에 올 때마다 보고서를 내고 기자회견을 하지만 단 한 번도 라카인주 사람들과 미얀마 정부의 좋은 점을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이 보고관이 너무 일방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녀의 방문을 반기지 않는다. 그녀가 오든 안 오든 우리의 삶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남북한 화해나 신경쓰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이양희와 유엔은 우리를 계속 모욕한다', '이양희는 테러리스트 생산만 가속한다'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공항 출입로에 늘어서 시위를 벌였다.

이 보고관이 시트웨 시내 바티다웅 등을 방문하는 일정 등에도 시위대는 계속 따라붙었다.

이 보고관의 방문은 지난 4일 100여 명의 불교도가 로힝야족 남성들에게 집단 폭력을 가해 1명이 사망하는 등 라카인주 내 불교도들의 반이슬람 정서가 다시 요동치는 가운데 이뤄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방문 일정 중 이 보고관은 지난해 10월 방글라데시 국경지대 경찰초소 습격 사건에 연루돼 체포된 로힝야족 용의자들이 수용된 교도소를 방문했고, 지역 정치지도자와 시민단체 대표 등도 면담할 예정이다.

한편, 로힝야족 인종청소 주장을 확인하기 위한 유엔 국제조사단 조사를 거부한 미얀마 정부는 이 보고관의 방문 일정에 맞춰 내외신 기자들을 인종청소가 벌어졌다는 마웅토로 초청해 '제한 없는 취재'를 허용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엔 국제조사단의 활동이 불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제스처로 보인다.

마웅토는 지난해 10월 경찰초소 습격 사건으로 9명의 경찰관이 사망한 뒤 미얀마군과 경찰이 대대적인 토벌작전을 편 로힝야족 거주지역이다.

유엔과 인권단체는 토벌작전 과정에서 미얀마군이 로힝야족 민간인을 학살하고 방화, 성폭행 등을 일삼으면서 '인종청소'를 시도했다고 주장해왔다. 실제로 이 과정에서 7만5천여명의 로힝야족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다.

그러나 미얀마 정부는 이를 전면 부인해왔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유엔이 파견한 국제조사단의 활동도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인권단체들은 유엔 국제조사단의 활동을 불허하는 미얀마 정부를 북한이나 시리아와 같은 '불량국가'로 규정하면서 강하게 압박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제네바 대표인 존 피셔는 전날 제네바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아웅산 수치는 유엔인권이사회의 결정을 거부하는 극소수 혐오국가에 포함되려는가"라며 "북한, 에리트레아, 시리아, 브루나이는 인권침해 의혹에 관한 국제조사를 거부한 불량국가들이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미얀마 정부가 이들과 똑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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